국내에서 명품 브랜드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일명 '에루샤'가 앞다퉈 가격을 올리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또 언제 명품 브랜드에서 가격을 올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오픈런(개장과 함께 매장을 향해 뛰어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 [사진 출처 = 샤넬코리아] |
샤넬은 이미 지난 1월에 19 플랩백 미디움의 가격을 629만원에서 643만원으로 2.2% 올렸고, 2월에는 트렌디 CC백을 631만원에서 668만원으로 5.9% 인상했다. 이날까지 하면 올해만 들어 총 3번 가격을 올린 셈이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올해 가격을 4차례나 올렸다. 캔버스 소재의 저가 소재부터 수천만원대의 카퓌신 등 주요 가죽백 라인까지 전격 인상한 것. 루이비통은 올릴 때마다 최저 5%에서 최고 12%가 넘는 인상율을 적용했다. 최고급 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 역시 올해 이미 2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하지만 환율이 하락했다고 명품업체에서 가격을 내린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탓에 소비자들 사이 "명품은 오늘이 제일 싼 가격"이라거나 "그 때 안 샀으면 어쩔 뻔, 아찔하다" 등의 말이 나온다.
지난 4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샤넬과 루이비통이 가격을 올리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들 브랜드는 가격 인상을 브랜드 이미지를 통제하고 고급스럽다는 인식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최근에는 아예 '오픈런 갓바타'라고 해 줄서기 대행 서비스마저 등장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 가격 인상설이 날 때마다 브랜드에서 공식적으로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으면서 명품 소비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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