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3년만에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과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현대차 사측이 "파업 수순으로 간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다. 1일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지난 30일 협상 결렬에 대한 입장을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하 사장은 "노조 측과 속도감 있는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100개 항목에 달하는 노조 요구안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협상 결렬 선언 등으로 또 다시 파업 수순을 되풀이하고 있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은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임을 강조했다. 하 사장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3.6% 감소하고 올 상반기 반도체 대란으로 7만여 대 생산 차질이 빚어졌지만 사측은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 임금과 지난해 최종 타결액을 넘어서는 수준의 성과·일시금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사측은 기본급 5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노조에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성과금 30% 지급, 정년 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내걸었다. 이에 노조는 협상 결렬 선언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도 신청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6~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 사장은 "지금은 투쟁이 아닌 미래 생존을 위한 경쟁에 대비할 때"라고 강조하며 "교섭이 파행이 아닌 동행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직원들의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이에 대해 이상수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합법적인 투쟁 절차를 밟고 있고 쟁의 기간에도 사측과의 교섭은 이어갈 것"이라며 "휴가 전 협상 타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회사가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안을 가지고 교섭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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