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할증 비급여 특약만 적용
보험료는 1세대보다 70% 저렴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하고 있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 보험이 내달부터 비싼 치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4배가 오르고, 보험금 청구를 자주 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등 병원에 간 만큼 보험료를 내는 식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29일) 손해보험사 10개, 생명보험사 5개가 내달 1일부터 이러한 내용을 담은 4세대 실손 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3세대 실손 보험이 나온 지 3년 만입니다.
4세대 실손 보험은 많이 쓸수록 보험료가 오르고 적게 청구하면 보험료가 깎이는 게 골자입니다. 1~3세대 실손 보험이 성별과 연령, 상해 등급으로만 보험료가 정해져 병원에 아무리 많이 다녀도 보험료가 똑같다는 점과 상반됩니다.
먼저 금융당국은 보험료 상승의 주원인이 '비급여 진료'라고 보고 '주계약'은 급여로, '특약'은 비급여 항목으로 보장하도록 분리했습니다.
지급보험금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해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되는데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없을 경우 '할인 5% 내외' ▲0원 초과 100만원 미만 '동결'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 '100% 할증' ▲1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200% 할증' ▲300만원 이상 '300% 할증' 되는 식입니다.
다만 암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치매 환자인 고령자 등은 차등제에서 제외됩니다.
또 할인과 할증은 매년 초기화됩니다. 예컨대 올해 비급여 보험금을 300만 원 넘게 타 보험료가 300% 올랐어도 내년에 비급여 의료 이용이 없다면 그 다음 해에는 할증 보험료가 없어지는 겁니다.
금융위는 할인과 할증은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출시 3년 뒤인 2024년 7월 쯤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비급여 청구가 1년 간 아예 없는 가입자가 전체의 72.9%에 달하는 만큼 대다수는 할인 혜택을 볼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1~3세대보다 저렴합니다. 10개 손해보험사 4세대 평균 보험료는 1만1982원으로 가장 비싼 1세대(4만749원)와 비교하면 70.6% 저렴합니다.
질병·상해로 인한 입원 및 통원 치료의 연간 보장 한도는 기존과 비슷한 1억 원 정도이며 '보장범위'는 바뀔 예정입니다.
급여의 경우 ▲습관성 유산, 인공수정 관련 합병증 등 붙임 관련 질환 ▲선천성 뇌질환 을 새로 보장하는 반면 비급여 항목은 연간 최대 50회까지 보장했던 도수 치료의 경우 최대 한도는 같지만 10회 시마다 증세가 나아져야 보험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보장 범위가 작아집니다.
또 영양제나 비타민도 약사법령의 약제별 허가 또는 신고 사항에 따라 투여된 경우만 보장됩니다.
자기부담금은 3세대 상품에 비해 급여 항목과 비급여 항목에서 각각 10%p
보험 재가입 주기는 현행 15년에서 5년으로 줄었습니다. 5년마다 보험을 다시 가입해야 하는 셈입니다.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같은 보험사의 4세대 상품으로 별도 심사 없이 전환 가능하며 전환 후 6개월 이내에 보험금을 받지 않았다면 다시 기존 실손 보험 상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heyjud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