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인터넷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기업들과 지분 교환을 했던 기업들도 최대 1조원이 넘는 지분 수익을 얻게 됐다. 지분 교환을 통해 사업 협력에 나서는 '지분 혈맹'인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기업 몸값이 덩달아 높아지게 됐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시가총액 기준 국내 3위 대기업에 오르게 되면서 SK텔레콤도 소위 '대박'이 났다. SK텔레콤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 가치가 1조7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 각사 로고 |
SK텔레콤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2.53%다. 카카오가 액면 분할에 나서면서 1088만7005주를 보유하게 된 SK텔레콤의 지분평가이익도 늘어 전일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카카오 지분 가치는 약 1조6875억원에 달한다. 3000억원의 투자 규모를 제외하면 2년여 만에 1조4000억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 네이버 사옥 [사진 = 네이버] |
이에 따라 네이버 주식 보유에 따른 미래에셋대우·CJ·신세계 측의 차익 역시 늘었다. 네이버 주가가 4년 전보다 2배 넘게 오르면서 미래에셋의 보유 지분가치도 1조1155조원을 넘겨 자기자본 증대 효과 톡톡히 봤다. CJ의 경우 주식 교환 8개월여 만에 22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고, 신세계는 지분교환 3개월 동안 약 60억원의 차익을 봤다.
카카오·네이버 주가 상승에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도 있다. 보유 자산 가치가 높아진 것가는 별개로 개별 기업들의 성적표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만원을 넘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 올해 초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뒤 1024억원을 들여 유통 주식수의 약 2.1%에 달하는 보통주 1050만주를 사들였고 이중 1000만주를 소각했지만 주가 상승에는 그닥 효과를 보지 못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사주 소각에 액면분할까지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카카오 상승세와 견주기에 역부족이다.
카카오를 통한 SK텔레콤의 자기자본 증대 효과가 한 해 영업이익(약 1조3000억원)과 맞먹는 상황에서 SK텔레콤 지분에 따른 카카오 수익은 1000억원대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지분 혈맹'을 단순 회사 수익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AI·ESG·지식재산권 등을 공유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고 있다.[사진 = 카카오 SK텔레콤] |
↑ [사진 제공 = 네이버파이낸셜] |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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