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연합뉴스] |
60세가 지나면 국민연금을 낼 필요가 없다. 그런데 60세가 지나서도 자진해서 국민연금을 붓는 사람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임의계속가입자수는 52만6557명으로 전년도 대비 2만8692명(5.8%) 늘었다. 임의계속가입은 국민연금 의무 납부 대상이 아닌 60세 이상인 사람이 계속해서 국민연금을 납부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 2015년 21만9111명에서 불과 5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매달 나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낼 필요가 없는데도 연금 개시를 앞두고 굳이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50만명에 달하고 매년 그 숫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50만명의 어르신들은 왜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걸까.
임의계속가입제도는 60세 이전에 국민연금을 한번이라도 낸 이력이 있는 가입자가 60세 이후에도 계속해서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을 평생 단 한번도 내지 않다가 60세가 지나서 가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이미 국민연금을 받고 있거나 가입기간 10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반환일시금을 수령한 상태라면 신청할 수 없다. 임의계속가입 신청은 65세 이전까지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소득의 9%를 낸다. 이는 임의계속가입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점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직장에서 9%의 보험료 중 절반인 4.5%를 대납해주지만 직장임의계속가입자는 9% 전액을 본인이 납부해야 한다.
정해진 보험료보다 적은 금액을 낼 순 없지만 많이 낼 수는 있다. 소득이 없는 경우는 스스로 보험료를 결정하게 된다. 기타임의계속가입자는 하한선인 9만원에서부터 상한선인 45만2700원 사이에서 본인이 정할 수 있다.
임의계속가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연금 최소 가입기간인 10년을 채우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노령연금의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10년을 못 채우면 그동안 납부한 원금에 3년 만기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얹어서 일시금으로 반환한다. 연금으로 받는 것이 반환일시금보다 금액면에서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55세부터 60세까지 월 9만원의 국민연금을 납부한 자영업자가 있다고 하자. 60세에 납입이 끝나면 이 자영업자는 최소가입기간인 10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일시금의 형태로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5년 동안 낸 원금이 540만원, 여기에 연 2%의 금리를 적용하면 대략 27만원 정도의 이자가 붙어 567만원을 받게 된다.
임의계속가입으로 5년을 더 붓는다면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는 540만원이다. 10년을 다 채우면 매달 나오는 연금액이 올해 기준으로 월 18만3180원, 연간으로는 219만8160원이다.
대략 2년 반만에 추가로 낸 540만원을 다 환급받는 셈이다. 65세부터 85세까지 연금을 수령한다고 하면 총 4396만원을 받게 된다. 자신이 낸 보험료 1080만원보다 4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매달 물가상승률에 따라 인상되기 때문에 실제로 수령하는 연금액은 이보다 훨씬 더 크다. 또 자신이 사망하더라도 배우자도 사망할 때까지 매월 15만3970원의 유족연금을 받는다. 일시반환금 567만원과 비교할 수 없는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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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9만원씩 10년 동안 국민연금을 낸 경우 매달 받는 연금액은 18만3180원이다. 여기에 60세부터 65세까지 5년 동안 월 9만원씩을 더 내면 연금액이 27만1670원으로 올라간다. 65세 연금 개시, 85세 사망을 가정할 때 540만원을 더 내고 2123만원을 더 받는 것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20년을 기준으로 가입기간이 1년씩 늘어날 때마다 5%씩 연금이 늘어나고, 1년이 줄 때마다 5%씩 삭감되는 것으로 설계돼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20년 동안 낸 은퇴자가 60세부터 65세까지 5년간 더 국민연금을 부으면 25% 가량 연금이 불어나게 된다.
월 소득 400만원으로 한달 보험료 36만원을 30년 동안 낸 경우를 보자. 이 직장인이 받게 되는 월 연금액은 99만2400원이다. 같은 보험료를 5년을 더 내면 연금액은 16만3490원 오른 115만5890원이 된다. 2160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고 3924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납부금액이 소액일 때보다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금액으로는 여전히 큰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연금 상품에서는 볼 수 없는 수익률이다.
임의계속가입과 연기연금을 동시에 활용하면 연금 수령액을 더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연기연금은 연금 개시 연령을 최대 5년까지 미룰 수 있는 제도다. 1년 연기할 때마다 연금 수령액이 7.2%씩 증가한다. 연기연금으로 연금 개시시점을 5년을 미루고 그 기간 임의계속가입으로 보험료를 더 납부하면 연금액이 더 많이 증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임의계속가입은 연금 개시시점 직전까지만 가능하다. 임의계속가입을 멈춘 상태에서 연금 수령을 연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10년 미만 가입자들은 임의계속가입 가능 기간이 다르다. 연금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10년을 다 채울 때까지 계속해서 임의계속가입자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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