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한 달 넘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기존 엘리베이터를 철거하고 새 제품을 설치하던 중에 철로 된 자재를 구하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최근 세계적인 철강 품귀가 이런 불편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김도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13층짜리 아파트입니다.
10층에 사는 한 부부는 이른 아침부터 아이를 업은 채 계단을 힘겹게 내려갑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탓입니다.
▶ 인터뷰 : 임대진 / 아파트 10층 거주민
- "하루에 적게는 2번에서 많게는 4번을 왔다 갔다…, 한 달 반 가까이 되니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일부 택배기사가 물건을 1층에 놓고 가면 무거운 택배는 가져갈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좁은 계단으로 자전거도 힘겹게 오갑니다.
출산이 임박한 한 고층 주민은 아예 호텔방에서 며칠을 지내야 했습니다.
▶ 스탠딩 : 김도형 / 기자
- "아파트 3층입니다. 주민들은 계단 곳곳마다 쉬어가는 의자까지 마련했습니다."
15년이 넘은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를 하던 중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게 문제였습니다.
다시 안전 검사를 받으려면 100kg짜리 균형추가 필요했는데, 철강 품귀 현상으로 시공업체는 제때 자재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
- "자재 수급이 원활하면 괜찮은데, 원활하지 않다 보니까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철강 부족은 신축 아파트 공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이 줄줄이 멈추거나 지연되면서 덩달아 차질을 빚는 업체도 있습니다.
▶ 인터뷰 : A 엘리베이터 관계자
- "단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죠. 건설사 쪽에서 지연되면 저희 공사 일정이 지연이…."
국내 철강사들은 2분기 철강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수급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도형입니다.[nobangsim@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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