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이어질 것" 전망…다주택자 증여·버티기
집값 전망 물었더니, 서울 53.1%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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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 = 매일경제 |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의 최고세율이 최대 75%로 올랐습니다. 어제(5월 30일)까지 2주택자는 기본세율 6~45%에 10%P를, 3주택 이상은 20%P를 가산했는데 오늘(6월 1일)부터는 2주택자에는 기본 세율에 20%P, 3주택자에 30%P를 추가합니다. 양도세 최고세율은 65%에서 75%로 오릅니다.
만일 2주택자가 10억 원에 사들인 아파트를 17억 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양도소득세는 3억 3천여만 원에서 4억여 원으로 7천만 원가량 오릅니다. 3주택자가 8억 900만 원에 사들인 아파트를 18억 원에 매도하는 경우 양도세는 6억 1760만 원에서 7억 2천여만 원으로 1억 원가량 늘어납니다.
종부세도 일반세율이 0.5∼2.7%에서 0.6∼3.0%로 오릅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적용되는 세율이 1.2~6.0%로 2배입니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인천 지역 대부분은 조정대상지역입니다. 지방 대도시도 조정대상지역인 곳이 많습니다.
세금 부담을 높여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유도한 정부 대책이 제대로 먹혀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매도 물건은 4~5월에 나올 것은 다 나왔다”면서 “증여로 돌아선 경우에도 이미 필요한 절차를 끝마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454건으로 최근 1년간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1월 5773건을 기록한 이래 거래량은 매월 감소했습니다. 5월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5593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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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거래량 통계 / 출처 = 서울부동산정보광장 |
서울의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세금 부담으로 인한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급매를 기다리는 매수자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매도인들은 관망세”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매물 잠김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시장 안정에는 오히려 걸림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거래가 줄어든 동안 증여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거래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증여 건수는 지난 1월 1973건, 2월 1674건에서 3월에는 3022건으로 급증하더니 4월 3039건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3월과 4월에 증여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지난해 3월 증여건수는 1693건, 4월은 2208건이었다는 점에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도하는 대신 증여를 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해보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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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주택 증여 건수 / 출처 = 한국부동산원 |
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팔 사람은 급매로 이미 다 팔았고 지금은 보유세와 양도세 가운데 더 적은 쪽을 택해 버티는 시기”라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버티기에 나선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설지 여부는 결국 하반기 주택가격의 방향이 결정하게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전국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서울은 진정되던 매매가격이 다시 상승폭을 키우는 모양새입니다.
5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폭은 0.70%로 0.71%였던 전월보다 0.01% 하락했습니다. 반면, 서울은 2월 상승률 0.51%에서 3월 0.38%, 4월 0.35%로 상승폭이 줄어들다가 5월에는 0.40%로 상승폭이 다시 커졌습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상승폭이 0.86%를 기록하며 전월 0.91%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시가격 현실화와 세금부담 변화로 인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사람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1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33호’를 보면 서울에서 집값이 매우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9.3%, 다소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43.8%로 조사됐습니다. 집값이 오르리라는 전망이 53.1%로 절반을 넘은 것입니다. 집값 변화가 없으리라는 응답은 35.8%였습니다. 다소 하락하리라는 응답은 10.8%였고 매우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0.3%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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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가구의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부담 변화로 인한 주택가격 전망 / 출처 =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
전국 단위에서는 집값 상승 응답이 48.5%로 조사됐습니다. 변함이 없으리라는 응답은 41.5%였고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9.9%로 나타났습니다. 조사는 2021년 3월 일반가구 6,68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