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장식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2021.5.4. [이충우 기자] |
홍 회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자 등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28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홍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보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홍 회장은 "오늘부터 남양유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자 남양유업 가족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가족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감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다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다"며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한 지난 45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눈물이 앞을 가로막는다"며 "앞으로 남양유업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고 기원하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썼다.
남양유업은 전날 홍원식 외 2명이 보유주식 전부를 사모펀드 한앤코 유한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3107억원이다. 홍 회장의 지분은 51.68%이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더하면 53.08%에 달한다.
앞서 홍 회장은 이달 초 '코로나19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03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왔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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