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막론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을 위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고통을 주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본인의 '입냄새'를 맡고 산다는 것이다.
사실 입 냄새는 국민의 60% 가량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주위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이 상대방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거나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 본인 스스로 알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양상은 마스크로 코와 입 주변을 밀폐시키면서 입 냄새를 맡게 되어 '내 입 냄새가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자각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입 냄새가 나는 가장 흔한 경우는 아침에 잠에서 깬 뒤다. 자는 도중 침 분비량이 줄거나 거의 없어 입안이 마르기 때문이다. 물론 잠자기 전에 칫솔질을 하지 않았거나 구석구석 제대로 칫솔질을 하지 않아 입 속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가 밤새 부패하면서 냄새가 심해질 수도 있다.
입 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은 커피, 초콜릿 등이다. 이 밖에도 파, 양파, 마늘, 달걀, 치즈 등과 같은 음식물을 먹고 난 뒤 그 찌꺼기가 입안에 남아있는 경우도 심한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공복 시에도 특유의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이는 뱃속이 비었을 때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세균을 없애는 자정 능력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큼한 냄새는 비어 있는 위장에서 위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나는 위산의 냄새라고 볼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입 냄새가 심할 경우 전신질환을 나타내는 징후가 될 수도 있다. 당뇨병이나 신부전증, 간질환 등 내과질환이나 만성 축농증, 인후질환 등 이비인후과질환에 의해서도 입 냄새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입에서만 냄새가 나는 구강질환과는 달리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내쉴 때 특히 냄새가 많이 나는 특징이 있다. 냄새 역시 조금씩 다르다. 보통 급성 간경변 환자에게서 계란이나 버섯이 썩는 냄새 같은 구린내가 나고, 당뇨환자들은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냄새, 신부전증환자는 소변냄새 같은 지린내가 풍긴다.
대전을지대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는 "사실 건강한 사람도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지 대부분 입 냄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려면 제대로 된 칫솔질이 필수"라며 "어금니 뿐만 아니라 잇몸 안쪽까지 구석구석 꼼꼼하게 닦고 혀 뒷부분에서 입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혀도 깨끗이 관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을 써서 치아 사이사이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틀니를 하고 있거나 치아에 다른 보철물이 있을 때는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입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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