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 앞을 관계자들이 지나고 있다. 2021. 5. 16. 한주형기자 |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선별적 복지제도로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고성과자에 대한 보상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런 복지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데 분노했다.
앞서 카카오는 본사 직원 72명에게 고급호텔 2박 숙박권을 지급하기 위한 사내 예약 시스템을 마련했다. 대상자는 태스크포스(TF) 등에 참여한 직원으로 부문마다 조직장이 자체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만큼 사전에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점이다. 회사가 해당 복지를 위한 예약 시스템을 만들고 있단 소문이 사내에 퍼졌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직원 일부에게만 특정 휴양시설 숙박권을 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도 "회사가 모호한 성과 책정으로 직원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이번 복지 계획에 반대했다.
카카오는 일부 직원들의 번아웃(탈진)을 막기 위한 단발성 포상 제도란 입장이다. 시범 운영 이후엔 시기와 대상 선정 방식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직원 반발이 커지자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 회사 내부망에 "회사 성장과 혁신에 기여한 동료를 배려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자 한 것"이라면서 "이해를 바란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글에 '싫어요'를 누르며 반대했다.
카카오는 올해 초 직원들의 성과 측정을 위한 다면평가에서 동료평가 항목으로 '이 동료와 다시 함께 일하고 싶습니까' 등이 포함돼 있는 게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사자에게 평가 결과가 전달돼 심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문제가 되자 카카오는 동료평가 장점은 유지하되 표현 방식은 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쪽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차등복지 사태와 맞물려 회사가 지나친 성과주의로 가고 있단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 네이버 사옥 외관 [사진 = 연합뉴스] |
IT업계에서는 연봉 순위가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순이란 뜻에서 '네카라쿠배'란 단어가 자주 쓰여 왔다. 올해 초 넥슨이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올린 데 이어 크래프톤은 최대 2000만원(개발직군 기준, 비개발직군 1500만원)을, 엔씨소프트는 1300만원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직원들 사이에서는 '벼락거지(갑자기 거지가 됐다)'란 표현까지 등장하며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5567만원, 카카오는 4400만원으로 양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00만원 넘게 올랐지만, 이는 연봉인상분보단 상여와 스톡옵션 행사 영향이 컸다.
네이버는 지난달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3년 동안 매년 1000만원씩 총 3000만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주는 스톡그랜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행사기간이 정해져 있는 스톡옵션과 달리 주식을 받자 마자 바로 팔 수도 있단 점에서 '보너스'와 유사한 개념으로 읽힌다.
카카오도 이번달 초 본사 직원 2506명에게 3년 동안 총 22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가 성장해 주식이 뛰면 그만큼 보상 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회사와 임직원이 '운명 공동체'가 되는 셈인데 직원들 반응은 연봉 인상만큼 뜨겁지 않다. 급여는 일시적으로 높아지지만, 연봉 자체가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이 주식을 바로 처분하지 않는 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반면, 직원들은 회사 주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네이버(NAVER) 주가는 지난 3월 41만원을 터치한 뒤 30만원 후반대에서 횡보하다 최근 35만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이달 들어서만 전일 종가 기준 2.3% 넘게 빠졌다.
액면분할 직전까지 급등세를 이어가던 카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byk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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