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빨라진 더위에 특급호텔들의 빙수 전쟁도 일찍시작됐다. 올해에는 재료 고급화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평균 5000원, 최고 2만원 가까이 뛰면서 역대 최고가인 6만8000원짜리 빙수까지 나왔다. 기존 최고 인기 메뉴인 망고빙수에 더해 파인애플, 밀크티 등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만한 신메뉴도 출시되고 혼자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이들을 위한 테이크아웃이나 1인용 메뉴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 6만8000원인 포시즌스 호텔 서울 `제주애플 망고 빙수`. <사진제공=포시즌스 호텔 서울> |
'애망빙'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호텔 망고빙수 열풍을 만들어낸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4월말 판매를 시작해 오는 8월까지 즐길 수 있는 애망빙 가격은 6만4000원으로 작년보다 5000원 올랐다.
롯데호텔 서울·월드·제주가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도 조정됐다. 소공동 서울호텔의 경우 지난해 4만8000원에서 올해 6만원으로, 잠실 월드호텔은 4만8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1만원 이상 올랐다. 다만 제주호텔 방고빙수 가격은 6만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내려갔다. 호텔 관계자는 "용량이 작은 미니 제품을 없앤 대신 기존 제품 가격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웨스틴 조선 서울 `수박빙수`(왼쪽)와 `애플망고빙수`.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
다양한 입맛을 잡기 위해 호텔들이 이색적인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도 주목된다.
시그니엘 서울은 '코코넛 망고빙수' '멜론 자몽빙수'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시했고, 조만간 '밀크 파인애플 빙수'를 내놓을 예정이다. 파인애플 빙수는 요거트를 넣은 우유 얼음에 파인애플과 셔벗을 올린 조합이 특징이다.
포시즌스 서울은 애플망고 빙수 등 기존 메뉴와 별도로 9월까지 매달 1개씩의 신메뉴를 '이달의 빙수'로 출시한다. 이번달에는 레몬 크림, 파나코타, 자몽 셔벗과 머랭을 한데 담은 '시트러스 파블로바 빙수'를 판매 중이다. 가격은 5만2000원 부터다.
워커힐은 유기농 사탕수수 원당으로 맛을 낸 밀크티 얼음 위에 브라우니 큐브, 달고나, 마카롱을 올린 '밀크티 앤 브라우니'(4만8000원), 애플망고와 자몽, 청포도, 용과, 블루베리, 라즈베리를 얹은 '열대과일 빙수'(5만5000원)를 새로 선보였다.
비싼 빙수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들이라면 양과 가격 모두 줄인 1인용 제품에 주목해볼 만 하다.
웨스틴 조선 서울이 판매하는 수박빙수는 1인용으로도 즐길 수 있다. 실제 수박 과육은 물론 수박 과즙을 얼린 얼음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만4000원이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레트로 쑥 빙수`. <사진제공=파르나스호텔> |
향긋한 쑥과 달콤한 팥의 조화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 쑥 빙수', 상큼한 망고 과육을 듬뿍 담고 망고 아이스크림을 얹은 '망고 펄 빙수'의 1인용 가격은 각각 2만7000원이다.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1인용 빙수를 처음 선보였는데, 전체 빙수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호텔 내 그랜드 델리에서는 망고 과육 위에 망고 펄을 올린 '망고 빙수'와 우유얼음 위에 달콤한 팥을
호텔업계 관계자는 "매년 호텔빙수 인기가 뜨겁다 보니 대부분 빠르면 4월말, 늦어도 5월초부터 판매를 시작했다"며 "인스타그램에 '빙수 인증샷'을 올리는 MZ세대가 주요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