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검사의 표준은 PCR 유전자 검사법이다. 그러나 PCR검사는 종합병원 급에서만 검사가 가능하고 검사시간이 길며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감염 추세가 산발적이고 무증상 전파자가 늘어남에 따라 PCR 검사를 보완할 수 있도록 신속항원검사법을 허가해줘 병원을 비롯해 비의료기관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다우바이오메디카 신영길 대표는 "신속항원검사법은 약 15분만에 결과를 알 수 있고 검사과정이 간편해 현장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검사정확도가 낮다는 단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호흡기 검체는 감염된 후 어느 시점에서 검사하는 지에 따라 양성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시약제조회사에서 주장하는 정확도와 실제 정확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내 S사 제품의 사용설명서에는 90%이상 성능을 보인다고 했지만 국내 대학병원에서 평가한 성능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발표되어 큰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사시약을 선택해야하는 병원, 학교 등 소비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시약을 선택해야하는지 혼란스럽지만 국내에는 마땅한 기준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항원검사시약에 관한 임시가이드라인'을 통해 성능기준을 제시한 바 있어 이를 참고하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약들의 성능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민감도= 진단시약 민감도는 양성인 검체를 양성으로 보고하는 시약의 성능을 퍼센트(%)로 표시한다. WHO는 항원검사의 민감도를 최소 80%이상으로 제시했다. 대부분 시약들은 이 기준을 상회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시점에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민감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별 의미는 없어 보인다. 이런 한계 때문에 WHO는 민감도와 함께 검출한계(LoD)를 제시하고 있는데 PCR검사 기준 Ct값 25이상이 될 것을 제시하고 있다. Ct값은 PCR검사에서 검출이 되기 시작한 시점의 증폭 횟수를 말하며, 검출한계의 Ct값이 클수록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는 능력, 즉 검출한계가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원진단시약 S의 검출한계가 Ct값 23이고 C시약의 검출한계가 Ct값 27이라면 C시약을 사용할 경우 양성으로 검출할 수 있는 구간의 검체도 S시약을 사용하는 경우 음성으로 거짓 보고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WHO가 Ct값 25이상이라고 제시하고 있는 배경에는 일반적으로 코로나19 최초 진단 시에 보여주는 Ct값의 중간값(median)이 25이기 때문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도 우리나라 전체의 최초 진단시 Ct값도 약 25(중간값)였다(비인두스왑검체를 이용 시 E gene의 중간값 24.61, RdRp gene의 중간값 25.65, N gene의 중간값 26.97).
신영길 대표는 "WHO가 신속항원검사의 검출한계를 Ct값 25로 제시한 것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그 이유는 검출한계가 Ct값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감염자의 약 50%를 음성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각 회사 시약들의 Ct값은 공개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시약들은 Ct값 25이하(약 23)이고 셀트리온 DiaTrust시약은 27.3로서 WHO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확진자도 최초 진단시 Ct값이 약 25이므로 최소 27이상 혹은 이상적으로는 30에 가까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 특이도= 진단시약 특이도는 음성인 검체를 음성이라고 보고되는 시약의 성능을 퍼센트(%)로 표기한 것이다. WHO는 유병률이 낮은 집단에서 신속항원검사의 특이도 성능 요건을 99%로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실히 양성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코로나19처럼 유병률이 낮은(전 국민의 1%이하) 감염증 검사에서는 특이도 1% 차이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5월 현재 감염자 수가 약 12만명으로 전 국민의 0.25% 유병률이기 때문에 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거의 대부분 거짓-양성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WHO는 특히 병원에서 사용되는 항원검사는 위양성이 없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양성예측도(PPV)가 99%일 것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항원검사는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 전 혹은 입원 전에 시행하고 있는데 만약 위양성이 나오면 그 환자는 확인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수술 등 치료 자체를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양성예측도가 99%이상, 달리 말하면 위양성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허가되어 사용 중인 항원진단 시약의 양성예측도는 약 93%이고 셀트리온 시약은 100%로 공개되고 있다.
◆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WHO는 민감도, 특이도 외에 항원검사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기술하고 있다. 첫째, 시약이 타깃으로 하는 표적단백이 뉴클레오캡시드(N)단백인지 스파이크(S)단백인지가 시약의 특성 즉, 민감도와 특이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둘째로 시약으로 사용되는 항체 친화력, 항체 양 등 항체 제조기술을 꼽고 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4개 단백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N부분이 표면적이 넓고 면역성이 좋아서 거의 대부분의 항원시약들이 N을 표적단백으로 검사하는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에 S부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에 특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다.
이스라엘 생물학연구소 아드바 메칼리 교수팀은 N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시약과 S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시약을 자체 개발한 후 시험을 통해 서로 다른 특성을 발견했고 그 결과를 2021년 3월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N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시약은 민감도가 좋고 S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시약은 특이도가 좋았으며, 특히 S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시약의 경우 양성예측도(PPV)가 98.6%를 보여 병원응급실 등 위양성이 없어야 하는 분야에서는 이런 시약을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연구자 그룹은 이상적인 시약이 N+S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듀얼방식이라고 제안했다.
신영길 다우바이오메디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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