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은 출혈을 예방하고 출혈이 발생하면 지혈이 되도록 돕는 혈액 내 중요한 성분이다. 혈소판 정상 수치는 14만(140,000/μL) 이상인데 만약 혈소판 수치가 5만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물리적인 손상으로 인한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다. 2만 미만인 경우 물리적 손상 없이도 신체 여러 곳, 특히 하지에서 자반 출혈이 발생한다.
혈소판 감소증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혈액검사에서 다른 수치들은 대부분 정상인데 유독 혈소판만 수치가 낮은 경우 특발성혈소판감소자반증(면역혈소판감소자반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발성혈소판감소자반증은 혈소판이나 혈소판을 만드는 세포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서 혈소판 생성이 감소하고 비장, 간 등에서 혈소판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그 동안 원인을 특정하지 못해 '특발성'으로 부르다가 최근에 자가면역기전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면역혈소판감소자반증'으로도 부른다.
혈소판이 감소한 환자는 쉽게 멍이 들고 자반 출혈로 인해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잇몸이나 코 안쪽과 같은 점막에서도 출혈이 발생한다.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머리뼈 안쪽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데 소아에게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스스로 회복된다. 하지만 성인에게 발병하면 주로 6개월 이상 지속돼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및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 일차적인 치료를 시도한다. 면역작용을 억제해 혈소판 파괴를 막고 골수에서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약제 관련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로 비장적출술을 시행한다. 혈소판이 주로 파괴되는 비장을 절제해 혈소판 감소를 막는다. 개복을 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입원 기간도 짧다.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성용 교수는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수치만 낮거나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등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진료를 받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혈소판 수혈을 통해 급격하게 감소한 혈소판 수치를 복구하고 이후에는 약물치료, 수술 등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용 교수는 이어 "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