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집앞까지 쫓아갔지만…법원 "주거침입 아냐"

【 앵커멘트 】
밤늦은 시각 한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을 집 현관 앞까지 80미터 정도 쫓아갔습니다.
이 남성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성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새벽 한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길에서 20대 여성을 쫓아갔습니다.

여성이 살던 빌라는 1층이 기둥만 있는 '필로티' 구조였습니다.

남성은 1층에 마련된 입주민 전용 주차장을 넘어 공동현관 출입문 앞까지 뛰어들어갔고, 이후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남성이 입주민 전용 주차장을 넘었기 때문에 주거침입이라고 본 겁니다.

하지만, 남성 측은 주차장이 도로에 맞닿아있어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빈번하고, 외부 출입을 막는 차단 시설 등이 없는 점을 들어 주거침입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남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주차장에 외부 차량이 허락 없이 주차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송혜미 / 변호사
- "(주거침입죄는) 평안하게 자신의 주거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이기 때문에 여기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도 통행이 허락된 공간이었다는 점을 비춰서 주거침입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또 문을 두드리거나 손잡이를 잡고 열려는 등 공동현관 안으로 들어가려는 행위를 하지 않아 주거침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