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이용해 국가 기반 시설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재난사고를 예방하고 국가 인프라를 똑똑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 )은 ICT 기술 전문기업 케이아이와 지난 1일 청주 오창 공동구에 있는 전력구 전 구간에 천장 레일 공사를 마치고 AI 로봇 1대를 설치·운영에 돌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추후 AI 로봇 1대를 추가로 설치해 내부 타 구간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공동구란 전기, 통신, 가스, 수도, 하수관 같은 도로의 지하 매설물을 공동 수용하는 시설을 말한다.
ETRI 연구진은 화재 등의 비상 상황을 선제적으로 조치하기 위해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이 영상, 열화상, 온도, 습도, 산소,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을 관측하여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한다. 로봇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0분 무선충전으로 10km를 갈 수 있다. 레일 끝에 무선충전 스테이션이 있어 넓은 지하 공동구를 문제없이 점검한다.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뒤로 물러나 재확인하는 등 움직임도 지능적이다.
기존에는 공동구 근무자가 매일 2인 1조로 움직이며 육안 및 자체 설비를 이용한 점검, 순찰을 하는데 약 2시간 반 이상이 걸렸다. AI 로봇은 모드별로 순찰, 고속 점검이 가능해 점검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점검 및 순찰과정을 무인 자동화해 평상시에도 재난 징후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알아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시에도 더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재난요인 및 위험인자 사전 인지를 통한 초기 예방 조치 ▲재난 발생 시 정확한 현장 상황 및 피해 예측 정보공유 기반 신속한 현장 대응 ▲관할 소방서, 군, 경찰과 연계한 디지털트윈 기반 현장 상황 정보 공유 등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작전 지휘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공공시설 공동구뿐 아니라 민간 공동구나 지하철·지하상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예정이다. 연구사업 총괄책임자인 ETRI 정우석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은 "국가안보는 물론, 사회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지하 공동구를 지능형 융복합 기술로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실증으로 디지털 트윈
향후 ETRI 연구진은 이번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3년까지 복합형상이상감지장치, 피해 확산 예측 및 의사 결정 지원 플랫폼, AR/VR 기반 통합 상황 관리 SW 등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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