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입담으로 전세계 영화인들의 찬사를 받은 배우 윤여정의 말이다. 그는 국내 광고에서도 거침없이 말한다.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윤여정을 일찌감치 모델로 기용한 유통업체들이 '윤여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23일부터 윤여정을 모델로 내세웠다. 20대 여자 모델만 쓰는 줄 알았던 맥주 광고에 70대 원로배우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란 평가를 내렸다.
오비맥주 측은 "윤여정이니까 가능했던 일"이라며 "투명병에 담긴 제품의 심플함과 투명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택한 것이 결과적으로 며칠 만에 (윤여정이) 큰 상을 거둠으로써 마케팅적으로 좋은 신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 : 지그재그]
지난 12일 윤여정이 등장하는 첫 티저 영상을 선보인 여성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내부적으로 윤여정이 등장하는 광고만으로도 회사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지그재그 측은 "윤여정의 세련된 패션감각과 함께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모습이 1020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앱과 딱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윤여정의 모델 발탁은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선 복고풍의 일환으로 할머니 패션 등을 따라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할매니얼'('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말)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
는 "MZ세대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고 당당한 모습을 좋아하는데 윤여정씨는 이러한 MZ세대의 취향에 딱 부합한다"며 "게다가 패션감각이나 언변이 뛰어나 많은 유통패션 업체에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