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사유리 씨가 비혼모를 택하면서 미리 얼려둔 난자로 아이를 가진 사실이 알려졌죠.
요즘은 젊을 때 미리 건강한 난자를 냉동해 놓자는 미혼 여성이 무척 많은데요.
최근 5년 간 다섯 배 가깝게 늘었다고 합니다.
세상 돋보기,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입니다.
-"사실 난자를 얼려둘까 고민하고 있어요."
= "난자를 얼려요?
- "네. 제 생각엔 그게 (여성으로서의) 생체 시계 문제를 없애야 한단 부담을 덜어줄 것 같거든요."
2040세대 여성들에게 난자 냉동은 더이상 TV 속 이야기가 아닌 나와 내 친구들 얘깁니다.
미혼인 31살 이선정 씨도 난자를 얼려두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선정 / 31세
- "제 나이도 차고 하니까 더 난자 좋을 때, 냉동이 가능할 때, (나중에는) 아이를 너무 가지고 싶은데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젊을 때 뱅킹(보관)을 해놓으면…."
미래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일종의 '보험'인 셈입니다.
난자 냉동에 젊은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국내 의료기관에 보관된 난자 수는 2014년 7천개에서 5년 새 3만 4천개로 뛰었습니다.
난자를 채취하기까지의 과정은 시험관 아기 시술과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최지영 / 산부인과 전문의
- "생리 2~3일째에 내원해서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과배란 주사를 매일 맞기 시작하는데 보통 6~9일간 (자가 주사합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해서 35세쯤부터는 고민하는 걸 권장…."
체외로 나온 난자는 곧바로 배양실로 옮겨져 충분히 성숙시킨 뒤 동결에 들어갑니다.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액체 질소를 이용해 급냉한 난자들은 이런 개별 통에 담겨 영하 197로 유지되는 이 바이오탱크에 보관되는데요. 보관 기간은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원윤 / 일산차병원 배아연구팀장
- "10개의 난자를 얼렸더라도 10개를 다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생존률이 얼마나 될 지는 (편차가 있다는 걸) 감안하시고, 10년 이후에 오셔서 녹여서 임신한 경우도 있어서 보관만 잘 되고 유지만 잘 된다면…."
난자 냉동이 저출산 시대에 의미있는 제도란 시각이 많지만, 적지 않은 비용은 부담입니다.
아직까진 정부 지원도, 보험 적용도 안 돼 한 번 시도하는데 300만~400만 원이 드는데, 냉동을 연장하면 매년 보관비도 추가됩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 관계자
- "그런(제도적 지원) 요구가 있다는 걸 저희도 알고 있고요. 어떤 사람들에게 비용을 줘야 되고 기간은 어느 정도로 할 건지 선 기준 후 지원이 맞다고 생각하고 (논의 중입니다.)"
여성의 가임력을 높이려는 시도와 제도적 지원, 더는 개인에게만 맡기지 말고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세상 돋보기였습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