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유업 불가리스 |
19일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남양유업을 성토하는 글들과 함께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남양이라는 사명이 드러나지 않는 제품 목록마저 전부 공유하며 "걸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여론만 나쁜 것이 아니다. 당장 행정처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세종시가 19일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불가리스 생산공장에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2개월이 확정되면 불가리스, 우유, 분유 등 제품을 생산하는 세종공장은 2개월간 가동이 중단된다. 이곳의 생산제품이 남양유업의 매출 4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남양유업이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에서 발발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최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원숭이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불가리스 원유를 주입했더니 전체 바이러스의 77.8%가 억제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여기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사는 "불가리스 섭취 시 코로나 바이러스를 줄이고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에서 섣부르게 자사 제품이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 남양유업 중앙연구소 내부 |
이에 남양유업은 즉각 사과했다.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발표 과정에서 세포 실험 단계의 결과임을 설명하였으나,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과학연구원에서는 불가리스의 인플루엔자 H1N1 99.999% 저감 연구결과가 나왔고 충남대 수의학과 보건연구실에서는 코로나 COVID-19 77.78% 저감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따지고 보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부풀려 과장을 한 것이다.
남양유업이 성급하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광고에 나선 것은 예상보다 좋은 성과에 고무된 탓으로 풀이된다. 나름대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 것을 한시라도 빨리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최근 긍정적인 상황으로 이슈가 된 적 없는 남양유업으로서는 '호재'에 대한 갈증과 조바심이 컸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성급함은 결국 화를 불렀다. 심지어 이미 몇 차례 구설로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상황에서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괘씸죄'가 적용된 가중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8년 동안 기사 폭행, 갑질 등 시대의 ESG 경영과 맞지 않는 낮은 윤리의식으로 문제를 일으켰으니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진정
[김효혜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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