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렉스의 후속 모델이 아니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첫 번째 스텝이다."
현대차는 22년만에 선보인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학원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스타렉스와 달리 스타리아는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고객의 니즈(요구)에 맞춘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어제(15일)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스타리아를 체험했습니다.
주차장에 세워진 스타리아의 첫인상은 당초 기대보다 평범했습니다. 하지만 후드와 범퍼를 가로지르는 얇고 긴 차폭등(포지셔닝 램프)과 8개 아이스 큐브 타입의 풀 LED에 불이 들어오자 차명처럼 별 사이를 유영하는 우주선과 같은 외관이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실제로 시승 도중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스타리아의 모습은 마치 미래 도시에 온 것 같은 인상을 줬습니다.
기존 스타렉스가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구입 후 개조가 비일비재했다면 스타리아는 아예 목적에 맞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승용 고급 모델인 스타리아 라운지는 7·9인승이고, 일반 모델인 스타리아는 9·11인승인 투어러와 3·5인승인 카고 등으로 구성돼 있어 원하는 목적에 맞게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스타리아 라운지 2.2 디젤 7인승 모델입니다.
스타리아의 전고는 1천990㎜로, 최대 실내 높이는 1천379㎜입니다. 키 130㎝ 안팎의 초등학생은 머리를 숙이지 않고 차 안에서 이동이 가능한 셈입니다. 실제로 탑승시 몸을 크게 숙이지 않고 쉽게 옆 좌석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기착지인 김포 캠프원스튜디오까지 가는 17㎞ 구간에서는 주최 측이 운전하고 기자는 2열에 탑승해 소위 쇼퍼드리븐(차주가 뒷좌석에 앉는 차)을 체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쇼퍼드리븐 구간에서 급하게 써야 할 기사가 있어 노트북을 꺼냈습니다. 센터 콘솔에 있는 220V 콘센트로 배터리 잔량이 30%에 불과한 휴대폰을 충전하며 방전 걱정 없이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주행 도중 차량의 흔들림이나 승차감을 고려하면 사무실처럼 안정적인 환경은 아니었지만 당장 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다만 방지턱을 넘을 때는 충격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져 다소 아쉬웠습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창밖을 내다보자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타리아는 벨트라인을 최대한 낮추고 통창형인 파노라믹 윈도우를 적용했습니다. 옆면에서 보면 차량의 절반 정도를 창문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스타렉스 등 기존 차량과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이는 후면부의 넓은 뒷유리와 함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기착지에서는 스타리아 라운지 9인승과 스타리아 투어러 11인승 등 다른 모델의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스타리아 라운지 9인승의 2열에는 180도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링 시트가 장착돼 있습니다. 기차로 MT를 갈 때처럼 좌석을 뒤로 돌려 서로 마주 보며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시트를 90도 회전해 카시트를 편리하게 장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트를 손으로 돌리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았습니다. 시트 아래쪽에 위치한 버튼의 위치도 불편했고, 나중에 카시트를 장착하고 아이까지 태운 뒤 제자리로 돌리는 것은 다소 버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자유로 등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57㎞ 구간은 직접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등 현대차가 기본으로 탑재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작동하니 운전이 한결 수월했고, 2열에 앉았을 때보다 승차감은 더 뛰어났습니다.
이번 시승에서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스타리아 라운지와 투어러는 '후석 뷰'를 선택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2∼4열 탑승객을 볼 수 있고 후석 대화모드와 연계해 마치 옆에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이날 시승 구간에서는 기분 탓인지 우연인지 유독 스타렉스가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타리아가 단종되는 스타렉스를 대체해 '학원차'를 넘어 고급 대형 승용차를 원하는 가족, 비즈니스 고객 등 다양한 수요층을 끌어당길지 지켜볼 일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