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2년 가까이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 본사(왼쪽)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옥. 2021.4.11. 한주형 기자 |
11일 오후 LG와 SK는 지난 2년에 걸친 이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2조원 합의안(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전격 발표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 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사는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또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2월10일(현시 시간) 양사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에서 LG의 손을 들어준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최근까지도 합의금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대, SK이노베이션 1조원대를 고수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합의는 물건너 갔다'는 시각이 팽팽했다. 이날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 거부권 시한을 겨우 하루 남겨둔 날로, 국내외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에 더욱 주목한 상태였다. 이렇다보니 이날 양사 전격 합의에 대해 재계는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양사가 전격 합의에 나선 배경을 두고선 지난 주말 사이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등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신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사를 직접 접촉하는 등 이번 사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내내 한국에 있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미국에 있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의 화상 회의가 긴박하게 진행됐다. 이들은 각사 로펌들의 물밑 지원을 받으며,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ITC 소송 패소로 미국 사업 철수 위기감이 높아지자, 현지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상태다.
LG·SK 배터리 소송은 지난 2017년~2019년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LG 직원 100여명이 이직하면서, LG는 당사의 핵심 기술을 SK가 조직적으로 탈취했다고 의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이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냈다. 이후 양사는 ITC에 특허 소송을 이어가는 등 LG·SK의 배터리 분쟁은 무려 2년 가량 이어졌다.
이번 합의로 ITC가 내린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처 등은 무효가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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