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최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마저 5억 원을 돌파하면서 서민과 사회초년생의 '내 집 마련'이 더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에서 매매가격이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5억458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1분위 가격이 5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지역 1분위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3월 3억9275만 원을 기록했으나 1년 새 28.4% 올라 분위별 상승률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분위별로는 같은 기간 2분위 아파트 13.7%(6억9390만 원→7억8954만 원), 3분위 24.7%(8억405만 원→10억305만 원), 4분위 21.8%(10억9943만 원→13억3954만 원), 5분위 16.7%(18억1304만 원→21억1748만 원) 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 비율이 높은 강북 지역의 최근 1년 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강남 지역보다 높았습니다.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3월 6억9411만 원에서 24.8% 증가한 8억666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강남 11개구는 11억352만 원에서 18.2% 오른 13억500만 원이었습니다.
저가 아파트 매매가격이 5억 원을 돌파하면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욱 멀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서울 등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9억 원 이하 아파트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로, 매매가 5억 원의 집을 매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은행 대출은 2억 원에 그칩니다. 나머지 3억 원은 매수자가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디딤돌대출 이용도 어려워집니다. 디딤돌대출은 전용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주택 대출 상품으로, 연 최저 1.5%의 금리로 이자 부담이 낮은 편입니다.
다만 이 대출을 받으려면 사려는 집의 가격이 5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이 5억 원을 넘긴 시점에서, 디딤돌대출이 가능한 주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전국 평균과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분위 아파트의 전국 평균 가격은 1억1599만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733만 원(6.7%) 올랐습니다. 서울과의 격차는 4.35배로, 전국 평균에 서울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격차는 더 클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만 해도 격차는 3.6배 수준이었습니다. 서울 저가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전국 고가 아파트(5분위, 10억1587만 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업계는 서울 저가 아파트의 가격 급등에 대해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전세와 매매가격이 동반 급등하자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저가 아파트에 집중됐다는 것입니다.
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북지역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16.03% 상승한 가운데, 노원구(27.96%), 도봉구(20.72%), 강북구(20.11%)가 상승률 1~3
지난 달 2일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 전용 45㎡는 5억2500만 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3억1000만 원(7층)보다 2억1500만 원 오른 금액입니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아파트2` 84㎡도 작년 3월 3억8000만 원(16층)에 거래됐으나, 지난 달 4일 이보다 1억7000만 원 비싼 5억5000만 원(2층)에 손바뀜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