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기업들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원자재 가격이 랠리를 펼친 덕이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을 이유로 자국 철강기업에 대한 생산 규제에 나서 한국 철강기업의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진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POSCO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는 1조2661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은 작년 1분기보다 79.52% 많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15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데 증권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이며, 직전분기인 작년 4분기의 554억원과 비교해도 3배에 육박한다.
동국제강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년 전보다 31.56% 많은 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철강기업들의 수익성이 향상됐을 것이란 전망의 배경에는 제품 가격 인상이 있다. POSCO는 작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t당 7만원 올린 뒤 올해 1월 8만원, 2월 10만원, 3월 5만원을 각각 인상했다. 이달에도 5만원을 추가로 올렸다. 현대제철도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모두 25만원을 올린 데 이어 이달에는 강관 제품을 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실적 추정치 상향을 이유로 잇따라 철강사들의 목표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초 이후 POSCO에 대해서는 하이투자증권(43만원), SK증권(40만원), NH투자증권(42만원), 메리츠증권(40만원), 유안타증권(47만원), 하나금융투자(45만원), 삼성증권(41만원), 유진투자증권(36만원) 등이 목표가를 올렸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POSCO에 대해 "전분기 대비 원재료 투입 단가가 높아져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제품 가격 상승폭이 이를 상회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낮은 기저와 백신 보급 확산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수요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6만원), 하이투자증권(6만3000원), 하나금융투자(5만6000원), 케이프투자증권(5만8000원), 삼성증권(5만5000원) 등이다.
강윤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 제품 모두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의 예상치보다 양호한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판가도 유통 물량과 해외 판매 물량을 중심으로 큰 폭의 인상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철 스크랩 가격 급등에도 고시제로 인해 철근 판가 상승이 제한된 부분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영업이익 전망치로 1217억원을 제시했다.
철강기업들의 호실적 행진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자국 철강기업들에게 감산을 지시한 영향이다. 중국 환경부는 자국 내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탕산시에 있는 23개 철강기업 중 7곳이 상반기 생산량의 50%를, 하반기 생산량의 30%를 각각 줄이는 걸 목표로 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 철강기업들이 생산량을 줄이면 제품가격은 더 오르고, 철강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달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치세 환급률을 축소하는 등의 구조조정과 탄소 배출 감축 등의 환경 이슈에 집중하는 중국 정부가 (철강의) 중장기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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