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선 오전 8시 30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11명의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고령으로 인해 보호자와 함께 센터를 찾은 이들과 거동이 불편하시만 휠체어를 끌고 접종을 위해 발걸음을 한 어르신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센터에서 첫 번째로 접종을 하게 된 박양성 씨(85)는 접종 직전에 "당뇨와 고혈압은 있지만 컨디션은 좋다. 긴장해서 5~6시간 정도 잤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예진표 작성과 체온 측정 등을 마친 박씨에 대한 접종은 오전 9시 7분께 이뤄졌다.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접종을 마치고 지혈테이프를 붙이고 나타난 박씨는 "다른 주사랑 똑같고 아프지 않다"며 "말 많아서 염려했는데 맞으니 괜찮다"고 전했다. 두번째로 접종에 임한 서정옥 씨(86)도 "멀쩡하고 가시로 찌르는 것보다 못하다"며 "손자, 손녀, 자식에게 전염될까봐 맞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화이자에서 내놓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자들은 화이자 백신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기도 했다. 서씨는 "경로당 놀이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위험하다고 해서 안 맞는다고 했는데 화이자라고 해서 맞았다"고 전했다.
접종을 관리한 보건소 측은 접종 전에서부터 이상반응 관리까지 철저한 대비책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강미애 송파구보건소 건강기획팀장은 "75세 이상 어르신이라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 많아 행정도우미가 도움을 주고, 예진표 작성 등도 옆에서 많이 도우면서 안전사고 발생하지 않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이상반응이 바로 나타나면 응급팀이 있어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접종 후 관리에 대해서도 보건소 측은 안내문자, 안부전화, 방문 등의 3중 절차를 마련했다.
한편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은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 직장 동료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고 나아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도 순서가 되면 백신을 꼭 맞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백신 수급과 관련해선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상반기 1200만명이 접종할 백신에 대해선 최대한 수급을 하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5월달에 200만회분, 6월달 500만회분이 들어오는 게 확정이 돼서 구체적인 일정을 조정하고 있어 어느 정도 물량 확보는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재접종 시기를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허가 범위(8주~12주) 내에서 접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1일 0시 기준으로 새롭게 2만2643명이 추가돼 1차 접종을 받은 이가 누적 87만657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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