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발라 봐 살 빠져"…'라방' 과장 광고 사각지대

【 앵커멘트 】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줄여서 부르는 '라방'.
소비자가 비대면으로 제품을 사는 홈쇼핑 같은 건데, 이용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건 편한데, TV홈쇼핑과 달리 마땅한 규제 수단이 없어 과대 광고가 많습니다.
바르기만 해도 살이 빠지는 크림, 먹으면 혈액 순환이 잘 된다는 석류같은 문장 말이죠.
박은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주무시고 일어나면 다크서클이 확 사라져있을겁니다. 예뻐질 수 있는 찜질기에요."

판매자가 온찜질기를 광고하며 다크서클이 없어진다고 설명합니다.

바디크림을 판매하면서 다이어트 효과를 자신하기도 합니다.

"바르는 것만으로도 날씬해지는 바디 슬리밍 크림 소개합니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프리미엄 원료를 함유한 보디크림으로…."

온라인 쇼핑 채널 '라이브 커머스'에서 방송된 광고 문구입니다.

▶ 인터뷰 : 정혜운 /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장·변호사
- "살이 빠진다는 표현은 화장품의 기능을 넘어서는 신체 개선 표현이기 때문에 화장품법 제13조에 위반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급팽창했습니다.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일반인도 누구나 자신의 SNS에서 라이브를 켜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브 커머스의 진입장벽은 낮습니다. "

영향력이 커진 라이브 커머스이지만 여전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방송 수가 무수히 많아진데다 판매자가 영상을 삭제하면 심의도 어려워집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진행된 방송 120건을 모니터링한 결과 부당광고 의심 표현이 등장한 방송은 30건이나 됐습니다.

'라방'에 대한 뾰족한 규제수단이 아직 없다보니 시장 정화를 위해 식품전문성을 내세운 전문가도 등장했습니다.

"잘 보이시나요, 확인 좀 해주세요."

▶ 인터뷰 : 김태민 / '라방' 진행 변호사
- "과대광고 하는 사람들은 (식품을) 의약품처럼 광고해서 문제가 되는데요. 저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내용 그대로 소개드리는 면에서 신뢰를 받는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선 올해 안으로 라이브 커머스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기적인 판매자 교육 등 업체의 자율적 노력과 정부의 관리감독만이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icecream@mbn.co.kr]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이동학 기자·이은준 VJ
영상편집: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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