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 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를 통해 충전시설이 미비한 국가에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교환형 사업 모델을 한꺼번에 수출함으로써 개발도상국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중국의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와 그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그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관심을 보이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는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충전하는 대신 교환 스테이션에서 미리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 짧은 시간에 긴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잔존용량이 감소한 구동 배터리 팩을 떼내고 이미 충전된 다른 배터리 팩을 장착해 수 분 안에 충분한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은 과거 일부 국가가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해당 사업 모델을 기업·정부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거 이스라엘 배터플레이스를 비롯해 프랑스 르노그룹과 미국 테슬라 등도 교환형 배터리에 주목했지만 본격적인 사업화에는 실패했다.
현재 중국 니오, SAIC, BAIC 등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교환형 배터리 전기차 사업에 나서고 있다. 니오의 경우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배터리 서비스 합작사 우한웨이넝전지를 지난해 설립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는 총 555개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해 3월 국가 차원의 충전시설 투자를 천명했고 두달 뒤 5월에는 국무원 업무보고에서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권장 방침을 제시하며 해당 사업을 지지했다.
배터리 교환 모델은 주행거리 문제 외에도 전기차 초기 구입비용 부담을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전기차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제외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고 배터리 교환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배터리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소비자는 내연기관차에 근접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으며 배터리 수명이나 성능 저하와 관련된 각종 위험 요소도 상대적으로 적게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장점을 상쇄할 정도로 기술·경제·문화적 장애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배터리 팩 모양 등을 표준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제약이 발생한다. 특히 용량이 크고 제적이 작은 배터리를 장착하기 위해 배터리셀을 차대 구조물과 일체화하는 기술이 실현되면 배터리 교환형 사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배터리 교환 설비(50만~150만달러)와 유지 비용을 고려하면 충분한 이용률이 유지돼야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의 적정 수익성이 확보되지만 현재의 전기차 충전 속도가 개선되면 교환 스테이션 이용자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울러 자동차의 완전한 소유에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배터리가 내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소비자가 심리적인 불만족을 느낄 수 있으며 배터리를 포함해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는 중고 배터리로 교체하는 일을 꺼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그같은 사업 모델을 시도하는 배경과 전략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혼용함으로써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활용한 지능형 전력망 구축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충전시설이 미비한 국가에 전기차와 배터리 교환형 사업 모델을 패키지로 수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국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울 수도 있다. 이호중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부 개발도상국은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소비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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