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다시 한번 '완판남'에 등극했다. 감자와 고구마, 바닷장어 등 지역 농가의 판로를 확대한 데 이어 이번엔 직접 추천한 전통주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24일 고창서해안복분자주 영농조합법인에 따르면 최근 정 부회장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소개한 '청정 고창 소주'가 온라인몰에서 모두 품절된 상태다. 청정 고창 소주는 지역에서 재배한 쌀로 만든 증류식 전통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송지훈 고창서해안복분자주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날 "고창 소주의 하루 최대 생산량이 2만병인데, 최근 주문이 쏟아지면서 원료가 부족한 상태"라며 "전통주인 고창 소주가 품절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효 작업을 거쳐 일주일 가량 후에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전북 고창 지역을 방문해 구매한 고창 소주를 직접 리뷰해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은 4병의 고창 소주 사진과 함께 "기억 안남. 소주의 신세계. 낮술하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적었다. 직접 입점도 제안해 현재 전국 15개 이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당시 정 부회장의 게시글에 한 팔로워는 "이마트에서 팔면 냉큼 사겠다"며 호응한 바 있다.
고창 소주는 알코올 도수 17.3%에 20가지 생화를 넣어 부드러운 향이 특징이다. 고창 소주를 제조한 곳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만찬주인 '선운 복분자주'를 탄생시킨 지역 양조장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지난해부터는 호주와 중국에도 전통주를 수출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역 농가 살리기에도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초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에 농가에서 버려지는 강원 강릉 못난이 감자와 전남 해남 왕고구마 총 330t을 이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 이틀 만에 완판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혀 재고가 쌓인 통영 바닷장어도 밀키트 상품으로 개발해 이마트에서 판매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SNS에 바닷장어 무조림 밀키트를 직접 요리한 사진을 게재하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밖에 강원도의 한 농장에서 와인잔을 들고 찍은 사진에 한 팔로워가 청바지 브랜드를 묻자 '페이지 진(paige jeans)'이라며 직접 공식 사이트 주소를 댓글로 남기기도 했다. 정 부회
한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의 영향력은 대형 인플루언서와 맞먹는다"며 "단순 광고 효과보다는 지역 농가와 전통주 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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