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제은행이 '디지털 시대 중앙은행'을 주제로 연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패널들 / 사진 = 유튜브 캡쳐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비트코인에 대한 경고음을 세게 날렸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시간으로 어젯밤 국제결제은행, BIS가 디지털뱅킹을 주제로 연 원격 패널 토론회에서 "가상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것도 가상화폐들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암호화폐 비관론에 재차 힘을 실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달러화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제인 투기적 자산에 더욱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암호화폐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디지털화폐에 대한 언급도 내놨습니다. 연준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과 협업해 연구하고 있는 디지털 화폐의 최종 모델이 2년 뒤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것을 진행하려면 의회와 정부,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아직 이러한 대중적 참여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 의장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디지털 화폐 개발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10시 40분경 빗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6500만 원 선입니다. 파월 의장의 웨비나 이전인 22일 가격은 대략 6700만 원 선으로 낙폭은 10%를 밑돕니다. 코인베이스에서도 6200만 원 선으로 최근 24시간내 고점인 6500만 원선에 비해 낙폭은 6~8%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머스크의 암호화폐에 대한 영향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암호화폐 비영리 연구기관인 독일 블록체인연구소의 지난달 분석 내용을 보면, 머스크카 트위터에서 본인 약력을 ‘#bitcoin’으로 변경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3만 2천 달러에서 3만 8천 달러로 뛰었습니다.
2020년 12월에는 ‘한 단어:도지’라는 트윗을 남겼는데, 트윗 전 30분간 평균 거래량은 9건, 금액으로는 1942달러였던 도지코인은 트윗 이후 30분 동안 분당 평균 거래량은 775건, 금액으로는 29만 9330달러로 늘었습니다. 거래 건수는 86배, 거래금액은 154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의 1조원대 비트코인 투자 결정은 이후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게임스탑' 사태의 진원지인 미국의 커뮤니티 ‘레딧’을 보면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달라진 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초보 투자자로 소개하며 비트코인 소액 투자가 괜찮을지 묻는 글에는 “올해 1월 65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쯤 200달러 가치가 됐을 것이다. 같은 돈을 은행에 넣어뒀다면 현재 가치는 65달러 그대로다”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또 다른 댓글에는 “50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2022년쯤에는 150달러가 될 것이다. 2025년에는 400달러가 돼 있겠다. 그런데 50달러를 은행 예금으로 놔둔다면 2025년에는 46달러 가치가 될 것이다”라는 주장도 담겼습니다.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가치를 옹호하는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