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기재차관도 열받게 만든 100조 지원금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재정지출 규모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용 의원이 "최소 100조원은 써야 한다"는 주장에 안 차관이 "누가 갚을거냐"며 발끈한 것이다.
용 의원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압도적으로 낮은데, 홍남기 부총리는 '재정이 화수분이 아니다'고 반대한다"며 "추가경졍예산 15조원은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 의원은 "실체도 없는 재정건전성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최소 100조원은 써야 한다. 1인당 40만원씩 분기별로 지급해도 80조원이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20조원을 쓰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재부에서 예산을 총괄하는 안 차관은 "최근 위기가 길어지면서 재정적자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는데, 이것이 가져올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며 "100조원 적자를 쉽게 낼 수 있는 것처럼 말하면 후대에 굉장한 부담을 준다"고 맞받았다. 이어 안 차관은 "100조원을 누가 갚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용 의원실에 따르면 기재위 산회 후 안 차관이 국회를 나서며 "나는 너무 쉽게 열받는 것 같다. 100조가 뭐야. 100조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안 차관은 기재부 내에서도 침착한 성격과 인내심 깊은 '돌부처' 업무 스타일로 알려져 있어 화를 내는 모습은 거의 드러난 적이 없다. 이에 용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안 차관은 저에게 무책임하다고 하지만 귀를 틀어막고 재정건전성 신화만 부여잡는 것이 바로 기재부"라며 비판했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