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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로이터 NASA 부문장이 매일경제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줌 캡처] |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만에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했다. 지난해 미국·일본·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 연합체가 결성되면서 한국은 제외됐지만, 아직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아르테미스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짐 로이터 NASA 우주기술미션 부문장은 제30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를 위해 진행한 매경과의 인터뷰에서 "NASA는 평화로운 국제 공동 심우주 탐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또한 아직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5월 미국 정부는 2024년까지 달의 남극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 짧은 기간 체류하는 데 그쳤던 아폴로 계획과 달리 최대 2개월 가량 우주인이 상주 가능한 베이스캠프를 2020년대 말까지 짓는 게 목표다. 달의 남극에는 태양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대를 중심으로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전까지 몇차례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참여 의사를 전달해왔지만, 8개국 연합체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로이터 부문장은 "한국은 달에서 지속가능한 유인 탐사를 가능케 하는 우리의 열망을 직접 지원할 능력으로 훌륭히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30차 국민보고대회는 '비욘드 그래비티(Beyond Gravity), 항공우주 강국을 향한 비상(飛上)'을 주제로 오는 17일 오전 서울신라호텔에서 진행되며, 네이버TV로 생중계된다.
로이터 부문장은 2022년 8월경 발사가 예성된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을 통해 NASA와 협력하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달의 영구음영지대에서 얼음을 찾는 데 NASA가 공급한 음영촬영장비(섀도우캠)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달에서 지속가능한 유인 탐사를 가능케 하는 우리의 열망을 직접 지원할 능력으로 훌륭히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달 궤도선이 NASA의 섀도우캠을 탑재하고 발사되면, 달 궤도를 돌면서 달의 영구음영지대를 자세하게 조사·분석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형 달 궤도선 외에 장기적으로 NASA와 한국이 우주 개발을 위해 협력할 가능성은 도처에 널려 있다는 진단이다. 로이터 부문장은 "달 표면에서는 월면차, 전원공급장치, 무선 전력전송 체계, ISRU(우주자원활용) 등 모든 다양한 종류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운영된다"면서 "특정 분야를 일일이 말할 수 없지만 한국이 보유한 많은 기술 가운데 가장 달 탐사에 적합한 게 무엇인지 자체 평가를 거치면 NASA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 결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NASA 주도로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다시 보내려는 건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사전 검증을 하기 위해서다. 로이터 부문장은 "달에서 지속가능한 거점을 구축한 다음에 화성과 그 너머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루나 게이트웨이는 달을 공전하며 달 표면에서 지속가능한 장기 유인 탐사를 지원하고, 심우주탐사를 위한 준비 지점 역할을 맡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달에 인간을 지속적으로 상주할 수 있게 되면 화성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주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지만, 전 세계가 우주 기술 연구개발(R&D)에 필수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로이터 부문장은 "우주기술 R&D에 대한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필수적이고, 우주탐사에 들어가는 돈은 실제로 지구 위의 우리들을 이롭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 연방 전체 예산 중 0.5%만 NASA 예산으로 지출되지만, 연간 NASA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총 640억달러 이상, 전국적인 신규 일자리 창출은 31만2000개에 달한다. 미국이 NASA에 투자하는 건 미국의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다.
또 로이터 부문장은 최근 민간 기업이 우주로 진출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드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정책결정자가 시장조성자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 정책결정자들이 제품·서비스 구매자로서 보증을 서주고 시장을 창출해야 민간 기업들이 투자 수익을 올리고, 기술 개발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면서 "NASA는 민간 기업과 파트너십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민간 기업의 우주탐사 역량이 향상될뿐 아니라 상업용 우주시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NASA는 달 표면에 화물을 전달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상업용 달 착륙선을 활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로 명명된 해당 프로젝트에는 이미 록히드마틴, 보잉 같은 기존 항공우주기업뿐 아니라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등 신생 강자도 NASA와 파트너십에 참여했다. NASA는 상업용 화물 운송 외에도 올해 말부터 달 표면에서 신기술 검증과 과학탐사 시스템을 전달하는 파트너십도 시작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NASA는 개발비용이 막대한 어려운 R&D 업무와 초기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일부 성숙한 기술은 민간으로 이전한 뒤, 민간 기업에서 관련 서비스를 공급받는 형태로 전환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아르테미스 계획을 위한 NASA의 예산 증액 요청은 미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르테미스 계획을 향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지원은 변치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 부문장은 "유인 달 착륙 시스템 관련 자금을 감안하면 2024년에 달에 착륙한다는 목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현재 예산 제약 안에서 프로그램 재검토를 통해 달에 인류가 갈 현실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의 우주굴기를 견제하고,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조약'을 넘어 달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나설 거라는 진단도 있었다. 이에 대해 로이터 부문장은 "NASA는 우주탐사를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평화로운 국가 간 관계를 강화한다고 본다"면서 "달 자체는 열린 공간으로서 누구도 소유하지 않지만, 달을 매개로 수익을 창출하고,
기사에 담지 못한 인터뷰 영상은 Beyond Gravity 웹페이지와 세계지식포럼 유튜브 채널의 '날리지스트림(Knowledge Stream)' 코너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최승진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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