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LH임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9일 경기 광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서 한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2021. 3. 9. 한주형기자 |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으로 당초 3월 예정돼 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상반기 공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LH 본사를 비롯한 지역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된 상황에서 수사가 장기화되면 채용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애꿎은 청년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복수의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LH 채용 진행 여부에 대한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날 취업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LH 채용 가능하려나. 3월에 한다고 했는데", "요즘 어수선해서 예정대로 채용할까요?", "LH 사태로 채용이 밀릴 가능성이 있나요?" 등의 글이 게재돼 있다.
당초 LH는 지난 1월 '2021년 채용 사전안내'를 통해 올 상반기 300여명(체험형 인턴 제외) 규모의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3월 채용공고를 시작으로 4∼5월 서류·필기전형, 5월 면접전형을 거쳐 6월 임용할 계획이었다. 예정대로라면 3월 중 채용공고가 나와야 하지만, 현재 LH 채용 홈페이지에는 관련된 글이 게재돼 있지 않다.
특히 LH의 올해 채용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지난해 예정했던 것보다 채용 규모가 250명 늘었다는 점이었다. 하반기 200여명과 체험형 청년인턴 700여명을 포함하면 올해 채용 규모만 1200여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한 취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였다.
↑ 지난 1월 LH가 공지한 2021년 채용 사전안내. [사진 = LH] |
한 취업사이트 운영 관계자는 "회사 상황에 따라 채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은 자주 있는 경우"라며 "현시점에서 미뤄봤을 땐 LH가 채용을 취소하기보다는 하반기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LH 측은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에 대해선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채용이 미뤄지거나 취소 여부와 관련된 사항은 현재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LH의 상반기 채용이 아예 취소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취준생에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공공기관의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은 "절망과도 같다"고 토로한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년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지방공기업 포함) 436곳의 청년(만 15∼34세) 신규 채용 인원은 2만2798명이었다. 2019년만 해도 공공기관 442곳의 청년 신규 채용 인원은 2만8689명으로 정원(38만5862명)의 7.4%였다.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의 청년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 5891명 감소한 것이다.
청년고용의무제는 공공기관이 해마다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하도록 한 제도로, 청년고용의무 기준에 미달한 공공기관은 명단이 공개된다. 구조조정 기관 등은 제외돼 매년 적용 대상에 소폭의 변동은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의 청년 신규 채용 규모가 감소한 데 대해 "2018∼2019년 청년 신규 채용 실적의 상대적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LH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자 공기업 취업을 아예 포기하겠다며 허탈감을 표하는 취준생도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내가 공기업을 꿈꿨지만 이렇게 더럽고 치졸한 곳인 줄 몰랐다"며 "억대 연봉을 줘도 안간다. 너무 실망했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시민들을 조롱하는 글을 캡쳐해 올리면서 "내가 아무리 급하고 취업이 안 되도 이 같은 XXX 같은 곳은 안 간다"라고 적었다.
LH를 비꼬는 글도 다수 올라와 있었다. 취업 전문 카페에는 "판사, 검사,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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