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판단 기준인 D램익스체인지 인덱스(DXI)가 사상 최고치인 3만3748.46(지난달 26일)을 찍으며 반도체 슈퍼싸이클이 3년 전보다 더 광폭으로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DXI 종전 최고점은 2018년 1월2일의 2만9735.32였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이 반도체 슈퍼싸이클 장기론(論)의 1차 근거다. 메모리 3대장이라 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설비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는 것도 장기 호황론에 힘을 실어준다.
메모리는 최근 현물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PC용 D램(DDR4 8기가비트) 제품의 현물 평균가는 지난달 25일 1개당 4달러35센트로 오른 데 이어 이달 1일은 4달러37센트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D램 현물가가 4달러를 돌파한 건 2019년 4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작년 12월 1일 개당 2달러77센트였던 D램 가격은 석 달 새 가격이 50% 넘게 뛰었다.
D램 현물 가격 상승은 기업 간 거래(B2B) 고정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분석가는 "작년 4분기에 이어 1분기도 PC 수요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재고 조정도 일단락돼 (현물가에 이어) D램 고정가격 상승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이자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서버 D램이 2분기에만 10~15%, 올 한 해 연간으로는 4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최신 보고서에서 예상했다. 이는 당초 8~13% 인상(2분기)에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서버 등의 장기 데이터 저장장치로 쓰이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르면 올해 1분기 늦어도 하반기에 가격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D램보다는 가격 상승 시작이 늦었다. 다만 수요 증가에 대한 업계의 믿음은 확고하다. 작년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마케팅 담당 전무는 "코로나19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2021년 D램 수요는 2020년 대비 10% 후반에서 20%까지, 낸드는 30~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17~2018년 이어진 반도체 슈퍼싸이클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업계에 실적 신기록을 안겼다. 올해부터 다시 본격화된 슈퍼싸이클은 최소한 2022년까지 지속된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설비 기업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업황이 2022년까지 좋다는 점은 업계 관계자들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며, 일부 낙관론자들은 2025년까지도 바라본다"고 전했다.
올해 시작한 반도체 슈퍼싸이클은 전세계에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와 클라우드용 데이터 서버 등의 증설이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다. 하지만 메모리 기업들의 보수적 설비 투자가 가격 상승세를 더욱 키운다는 관측도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월 4만장(웨이퍼) 수준의 D램 설비 증설 투자를 단행하는데, 올해 화성사업장의 D램 13라인을 CMOS 이미지센서 생산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계획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순증설량은 월 3만장 정도로 D램 업황이 안 좋았던 작년보다도 적다.
삼성전자는 13조1000억원어치 주주배당을 4월 실시할 예정이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에 170억달러(약 19조원) 이상의 대규모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 메모리 투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 밖에 SK하이닉스의 D램 설비 증설도 월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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