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싼 매물을 미끼로 손님을 유인해 다른 중고차를 판매하는 '중고차 허위매물 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MBN 데이터AI 취재팀이 온라인 상 중고차 매물을 분석해봤더니 95%가 이런 허위매물이었습니다.
데이터M 민경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보통 4천만 원 안팎인 최신식 대형 SUV가 920만 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 인터뷰(☎) : 중고차 매매 사이트 통화
- "사고, 침수, 압류, 저당 전혀 없고요. 오늘이라도 방문 괜찮으시면 850만 원까지 맞춰 드릴 수 있거든요."
손님을 가장해 방문해봤습니다.
상가에서 만난 매매업자는 취재진을 다짜고짜 차에 태우더니,
▶ 인터뷰 : 중고차 매매업자
- "여기 뒷자리 타시면 돼요."
외딴 차고로 데려갑니다.
보여준 차량은 사이트에 올라온 차량과 번호판부터 다릅니다.
▶ 인터뷰 : 중고차 매매업자
- "소비자한테 이전할 수 있는 번호판으로 등록한 거고, 똑같은 차인데 번호판만…."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지적을 하자, 통화와는 다른 설명을 합니다.
▶ 인터뷰 : 통화 시 설명
- "시승차는 아니죠?"
- "시승차 아니고요. 경매차예요."
▶ 인터뷰 : 현장 설명
- "그 금액에 드릴 수 있는 이유는 이 차량이 전시, 시승을 했던 차량인데…."
이후 확인해보니 설명과 달리 사고 기록도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허위 매물입니다.
▶ 인터뷰(☎) : 진영민 / 중고차 사기 피해 전문가
- "계약서를 작성하면 말이 바뀝니다. '이 차가 역수입차다. 한 달에 200만 원씩 들어갈 건데 그건 관세고 알고 계셨죠?' 이런 식으로 가요. 그걸 취소해주는 조건으로 다른 차를 되게 비싸게 판매하는 수법…."
MBN 데이터·AI 취재팀은 KDX한국데이터거래소와 함께 중고차 데이터 약 80만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차량 모델, 연식, 사고 여부, 연료, 배기량 등을 종합해 중고차별 표준 정상가격을 계산했는데요.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세 중고차 사이트에 등록된 매물 104건을 무작위로 추출해 이 정상가와 비교해 봤습니다.
놀랍게도 104건 중 99건, 95%가 정상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허위로 추정되는 매물이었습니다.
대부분이 정상가의 20~30%에 불과했는데, 심지어 2%밖에 되지 않는 매물도 있었습니다.
이런 소규모 사이트들은 유명 기업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타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베껴 허위 등록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가격이 싼 중고차는 허위매물로 의심하고, 만약 사기를 당하면 현장에서 바로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금까지 데이터M이었습니다.[busiess@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