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지난 12일 패소한 뒤 개장 첫날인 15일 4.22% 떨어졌다. 하지만 17일 4.39%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의 전망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처럼 주가 변화가 없는 KT는 2월 들어 주가가 11.3% 이상 급등했다. 특히 지난 1주일 사이 10.1%나 급등했다. 삼성생명도 시장 전체가 주춤했던 지난 한주 5.3%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정유주와 통신주, 보험주의 이같은 움직임을 '버핏 효과'로 해석했다. 미국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성장주가 주춤한 대신 통신·에너지 보험 등 전통적인 가치주가 반등하려는 상황에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포트폴리오에 가치주 비율을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는 것이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작년 4분기에 애플 보유 지분은 줄이고 86억달러 어치의 버라이즌 주식과 41억달러 어치의 셰브런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보험중개업체 마시 앤드 맥레넌 코스 주식도 4억9900만달러 어치를 신규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버라이즌과 셰브론은 각각 5.19%, 3% 상승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에쓰오일 주가가 2월 들어 27%,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와 현대중공업지주가 같은 기간 각각 10.9%, 16.6% 오르는 등 정유주가 조정장에서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버핏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이 중단돼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정유 통신 증 전통산업 중에서 실적이 잘 나오거나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에 한해서 지난해보다 주가 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정보지 배런스는 버핏이 버라이즌에 투자한 이유로 '5G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꼽았다. 5G로의 전환이 통신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사업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새로운 진입자를 막는 해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버라이즌같은 미국 통신사가 5G 도입에 따른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상승 기대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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