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배달의민족 등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들이 연이어 대규모 기부에 나섰다.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로서 막대한 수익을 사회 환원에 나서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18일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이름을 올렸다. 더기빙플레지는 10억 달러(한화 1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면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가입 자격이 주어진다. 김 의장의 재산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기부액은 55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완도의 섬소년이던 김 의장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 수많은 도움에 의한 것"이라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교육 불평등과 문화 예술분야에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이룬 대표 인물이다. 고교 시절에는 식당에 딸린 방에서 잠을 잘정도로 가정환경이 넉넉치 못했다. 김 의장이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는 4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이달 초 대규모 기부를 약속했다. 김 의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재산은 카카오 주식 등 10조원으로 추정된다. 기부액은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 정도로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삼성SDS에 입사했다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한 그는 2010년 국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을 개발하면서 IT 재벌에 합류했다. 현재 카카오의 연매출은 4조원에 달한다.
자수성가형 사업가들의 통큰 기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지도 관심사다. 더기빙플레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 2010년 만든 단체다. 기빙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현재까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등 218명이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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