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5만달러선 마저 넘어섰다.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장기적으로 10만달러 돌파도 충분하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17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오후 9시35분 비트코인 1개 값은 24시간 전보다 5.14% 오른 5만304달러(약 5437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1비트코인 전날 대비 551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5000만원을 처음 넘은 것은 지난 9일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다시 안정세를 찾아 4만4800달러선으로 내려갔다. 17일 오전 7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4만8600달러(약 5355만원), 빗썸에서 54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 어디까지 오를까…블룸버그, 10만달러까지 예상
전날 비트코인이 사상 첫 5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이 같은 가격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1억1020만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기관투자자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비트코인의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1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마이크 맥글로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상품 전략가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계속되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 고지를 형성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1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의 대형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6100만)까지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월 초 JP모건은 "대체 통화를 찾는 수요가 금에서 빠져나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크게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약 3300만원) 선에 머물 때 JP모건은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예상이 맞아 떨어지면서 14만달러 돌파 전망도 실현될 지 주목되고 있다.
◆ 머스크 효과에 급등
이 같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대형 금융회사가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인정하면서 주류 통화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주 금융사인 미국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이 비트코인을 구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설 사업부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캐나다 증권당국은 비트코인 ETF를 사상 최초로 승인했고, 지난 11일 마스터카드는 결제시스템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프란시스 수아레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직원들의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는 것은 물론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것도 인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대량 매입도 이번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8일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5억달러(약 1조65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당시 테슬라 측은 "현금 수익을 극대화하고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며 "향후 회사 자본의 일부를 암호화폐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자사 제품(자동차) 구매 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추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8년 전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며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며,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기존 프로필을 지우고 '#bitcoin'이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2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화폐 투자는 여전히 한탕을 노린 투기 수요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터저널은 닥터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터무니 없는 가격에 가상화폐를 사들이고 있다"고 경고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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