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가 상승전환 하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으다)' 부실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등 실세금리가 상승하자,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속속 올려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10일) 국제금융협회(IIF)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0.6%에 달했습니다. 사상 첫 국가가 1년동안 벌어들인 돈보다 가계 빚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도 주요 선진국 평균(78.0%), 미국(81.2%) 등 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연 2.74%로 전월대비 0.03%포인트 올랐습니다. 가계대출 금리는 2.79%로 연 0.07%포인트 상승해 오름 폭이 확대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59%로 0.03%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 2019년 7월(2.64%) 이후 1년 5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입니다. 신용대출 금리는 3.50%로 전월대비 0.4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는 2012년 9월 이래 최대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절대 다수가 변동금리로 이뤄져 있는 대목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예금은행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잔액 기준)은 68.9%로 전월대비 0.4% 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는 2019년 2월(69.0%)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은행 빚이 있는 가정의 70%정도가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해 1월 65.6%에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신규 대출액 기준으로 봐도 2020년 11월 현재 변동금리 비중은 69.2%로 전월보다 0.7% 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해 1월 49.8%에 그쳤으나 10개월 만에 20% 포인트 급등한 셈이다.
여기에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도 뛰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월 5대 저축은행(SBI, OK, 페퍼, 한국투자, 웰컴)의 평균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17.2%로 전월대비 0.26%포인트 올랐습니다.
한편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대출 비중도 매월 상승세입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잔액의 64.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년 7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지난해 3월 말까지 59.7%까지 줄었던 기업의 변동금리 대출비중은 이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부분은 기업대출 중 상당부분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업종의 소상공인 대출로 이뤄져 있다는 점입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비중은 56.1%에 달했습니다. 특히, 도소매업과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국채 발행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4차 재난지원금과 손실 보전 법제화로 향후 대출금리 인상 압박이 심해질 것 같다"면서 "경기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서민들에 대한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 가계대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