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무용론'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에 대한 보건당국의 허가 여부가 오는 10일 나올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점검위원회를 10일 오전 10시 개최하고, 같은 날 오후 2시에 회의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허가심사를 위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및 효과성 검증 자문단(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3중'의 전문가 자문 절차를 밟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과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게 접종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제한이 있게 되면, 다른 백신을 어르신께 접종하면 된다. 그래서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충분하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확인이 안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든 정보를 입수해 결정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르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11월까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의 백신접종 목표와 관련해서는 "9월말 정도면 70%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끝내고 약 2개월 후인 11월쯤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며 "그 목표를 향해 별 무리 없이 잘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국내로 들여오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중 75만명분에 해당하는 물량을 이달 마지막 주에 국내에 공급하기로 확정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온라인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당국이 1대1 개별 계약을 한 물량 150만 도스(2회 기준 75만명분)에 대해서는 2월 마지막 주에 공급 일정이 확정돼 유통 및 배송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하기로 한 화이자 백신 물량도 확정된 상태이지만, 행정 절차가 남아있어 다소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 청장은 "코백스에서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 화이자 백신 11만7000 도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60만 도스의 공급 물량을 확정한 상황"이라면서도 "처음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코백스와 화이자 간 계약이 이뤄져야 하며, 이후 당국과 화이자 간의 공급 계약과 운송 계획 등 행정 절차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절차에 따라서 공급 일정이 조금 조정이 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방역당국은 코백스를 통한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와 관련해 "코백스가 지난 1월 말 '2월 중순 이후'라고 공식 통보한 이후 우리측에 별도로 공식 통보된 내용은 없었다"며 "현재 코백스와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 중이며, 최대한 빨리 국내 입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 약 6만명분은 우리나라가 코백스와의 계약을 통해 받기로 한 1000만명분 중의 일부로, 여러 종류의 백신 가운데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정 청장은 이와 함께 그 동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러시아 '스푸트니크V'백신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예방접종추진단 '시민참여형 특별 브리핑'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련해 변이 바이러스 및 백신 공급부족 등과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추가 백신 확보 필요성에 대해 계속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란셋(Lancet)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은 2만 1977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시험에서 2회 접종 후부터 91.6%이 효과가 나타났다.1회 접종 후에는 73.1%, 1회 접종 후 14일 후에는 87.6%의 효과를 보였다. 스푸트니크V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과 유사한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으로 2회 접종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지만 1회 접종과 2회 접종의 전달체가 다른 아데노바이러스라는 특징이 있다. 기존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같은 백신을 두번 맞기 때문에 첫번째 바이러스 전달체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2회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어 2차례 다른 전달체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이어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계약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미국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계약이 체결되면 저희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전날 발표한 '수도권지역의 영업시간 오후 9시 유지' 방침과 관련해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수도권 지역도 지금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영업시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조정할 계획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반발하는 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수도권은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지금 수도권의 상황을 더 안정시키지 못하면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윤 반장은 이어 "전체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수도권 확진자 수는 감소하기보다 계속 유지되고 있고, 또 전반적으로 수도권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최소한 설 연휴 전까지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오후 9시로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일부 자영업자들의 '개점 시위'움직임에 대해서는 "상황이 좀 더 안정화된다면 자영업자들에게 훨씬 더 호의적인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상황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조금만 더 이해해 주시고, 방역당국의 조치에 최대한 협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0명대로 떨어졌다. 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89명 늘어 누적 8만1185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대를 기록한 것은 3차 대유행 초기 단계였던 지난해 11월 23일(271명) 이후 77일만이다. 다만 이날 확진자가 줄어든 데는 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여 확산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은 올해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말 IM선교회를 비롯한 곳곳의 집단감염 여파로 잠시 500명대까지 치솟았으나 400명대, 300명대를 거쳐 이날 200명대까지 내려왔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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