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사람이 사람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뇌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이든 사고하고, 즐기고, 또 슬퍼할 수 있다. 뇌 하나만으로 살아갈 순 없지만, 뇌가 없다면 사는 의미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뇌는 심장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장기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사람의 모든 장기를 관활하기에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발생하면 뇌기능이 떨어져 '사람의 역할'을 못하게 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박정진 교수는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막히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돼 뇌경색이 발생한다"며 "뇌경색이 발생하면 뇌기능 손상에 의해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고, 발음이 어눌해지면서 언어장애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의식 저하까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55세 미만의 젊은 뇌졸중 환자들의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45세 미만의 젊은 뇌경색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데 그 이유는 흡연과 비만으로 알려져 있다. 55세에서 74세 뇌경색 환자들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과 당뇨, 75세 이상 고령환자는 심방세동이 뇌경색의 주된 원인이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경색 비율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가파른 고령화 속도가 뇌경색 발병률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식습관 변화가 큰 원인이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으면서 혈관이 점점 막혀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라면 뇌경색 환자는 2030년 35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뇌경색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혈관이 찢어져 생기는 혈관박리, 선천적 혈관이상, 혈액응고질환 외에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심장질환, 흡연, 음주 등이 그 원인이다. 특히 고혈압, 비만, 흡연 및 음주 등의 요인은 상대적으로 환자 본인이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이를 잘 조절해도 어느정도 뇌경색 예방은 가능하다. 이미 뇌경색이 발생했거나 뇌경색으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보인다면 '골든타임'내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박정진 교수는 "뇌경색은 뇌세포가 혈류공급이 안되어 생기는 비가역적 뇌기능 손실"이라며 "그렇기에 빠른 시간 안에 뇌로 다시 혈류가 공급될 수 있도록 치료를 해야 뇌경색에 의한 뇌세포 손상이 최소화된다"고 강조했다. 골든타임은 보통 뇌경색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뇌의 큰 혈관이 막히는 사례는 경우에 따라서 혈관 내 치료를 할 수 있다.
전순환 대혈관 폐색에 의한 뇌경색은 6시간부터 18시간까지 혈관이 막힌 곳의 중심부가 팽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간 동안 1분에 190만개의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138억개의 시냅스가 파괴돼 12km의 신경섬유가 손상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신속한 치료를 통해 손상되는 뇌세포를 최소화해야 신경학적 결손이나 인지기능장애를 줄일 수 있다.
뇌경색 치료는 대부분 수술이 아닌 시술로 진행한다.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전유성 교수는 "급성 뇌경색 환자는 일반적으로 혈압관리, 기도유지를 위한 기도 관리와 산소공급, 수액치료, 체온 유지, 그리고 심장 감시 및 혈당 관리를 시행한다"면서 "혈액 흐름을 복구하기 위해 '정맥내혈전용해술'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혈관 내 치료'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혈관 내 치료는 혈관 안으로 카테터를 삽입한 후, 기구를 이용해 혈관을 막은 혈전을 물리적으로 부수거나 혈관 밖으로 꺼내어 혈관을 재개통시킨다. 전유성 교수는 "급성 뇌경색의 동맥 내 치료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내경동맥이나 중대뇌동맥의 폐색에 의한 급성 뇌경색의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는 만큼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가 빠른 시간 안에 잘 마무리가 됐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재활이다. 뇌경색 환자는 뇌세포 기능이 손상을 입은 만큼 보행과 손사용, 언어 능력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재활을 빨리 진행할수록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경색은 한번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예방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부정맥, 술, 담배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조심하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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