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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화가 겸 시인 가브리엘 로세티가 그린 '판도라'입니다.
◆ 그리스 신화 최초의 여자 '판도라'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입니다.
그림 속 판도라가 드는 조그만 상자에서는 뭔가 불길한 붉은 기운이 새어 나와 그녀를 휘감고 있습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전달 받은 인간을 벌주려고 흙으로 판도라를 빚어 만들고 온갖 불행을 담은 상자를 줘 인간 세상에 내려가게 했습니다.
당연히 절대 상자를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호기심에 불까지 지폈고요.
잘 아시다시피 판도라는 절대 열지 말라는 상자를 열었고 온갖 불행이 다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라 닫은 상자에는 '희망'이 남아있었습니다.
온갖 불행이 세상으로 퍼져 나갔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어 살 수 있다는 판도라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 IMF가 전한 팬더믹 속 '희망'
바로 오늘 발표된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와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때문입니다.
지난해 인간 세상은 코로나19라는 판데믹의 늪에 빠졌습니다. 전 세계 경제는 모두 엉망이 됐고,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보다 괜찮다고 하지만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이 판도라 상자에 들어 있던 모든 고통이 뛰쳐나간 한 해였다면 2021년은 아직 상자에 남아있던 '희망'이 발견될 때인가 봅니다.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5.5%로 0.3%p 높게 조정했고, 한국 성장률도 2.9%에서 3.1%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상향 조정 이유는 코로나19 백신이 본격 공급되면서 전 세계 경제활동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꼽았습니다.
◆ 우리나라 국민도 '백신'에 희망 걸었다
한국은행도 오늘 2021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를 발표했습니다. 95.4인데 한 달 전보다 4.2포인트 올랐습니다.
이 지수는 일종의 설문 조사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숫자가 커집니다. 특히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낙관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지난해 12월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하락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일단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또 백신 관련 뉴스도 나오면서 진정국면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나온 숫자는 모두 앞으로 전망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커지리라 전망한 사람이 거의 없듯 긍정적인 숫자가 그대로 현실이 될지 여부도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나무상자에서 조그맣게 속삭이던 "저도 여기 있어요. 전 먼저 상자를 빠져나가던 것들과 달라요"라고 했던 희망의 목소리는 존재 자체만으로 위안이 됩니다.
◆ Too Much Information
TMI 1. 전염병의 대유행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판데믹(pandemic)'
TMI 2. 원래 그리스 신화에는 판도라의 항아리였는데 번역 과정에서 상자로 오역되면서 아예 판도라의 상자가 됐다고 합니다.
[김성철 기자 / fola5@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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