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연초부터 고신용 차주들의 고액 신용대출 한도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강력한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던 은행들이 연초에 다시 한도 줄이기에 나선 겁니다.
카카오뱅크는 오늘(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신용 직장인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1.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은 직장인 마이너스통장·직장인 신용대출이며, 오늘 오전 6시 신규 취급분부터 새로운 한도가 적용됩니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은 물론, 올해는 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 대출상품 최대 한도 축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고소득·고신용자의 신용 대출을 억제하라는 정부의 방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이유로, 직장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의 중단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서야 재개가 된 것인데, 3주 만에 이번에는 한도를 내리는 결정을 한 겁니다.
SH수협은행도 같은 날인 오늘 오전 9시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통장의 신규 대출을 중단했습니다.
수협은행은 "한도거래방식인 마이너스대출의 운용한도 소진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신규 신청 중단은 별도 공지 때까지 적용됩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 4개의 최고 한도를 각각 2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으로, 1억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내렸습니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이른 지난 6일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직군별 최대 1억 5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전문직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전보다 5천만 원~1억 원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우리은행도 중단했던 직장인 신용대출의 판매를 올 초에 재개했지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는 1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 시중은행 신용대출 얼마나 늘었길래?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35조 5,286억 원으로 지난해 말(133조6,482억 원)보다 2조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은행들이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대출 한도와 우대 금리를 축소했다가 연초에 정상 재개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시장으로도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2021년 업무계획'에서 원금 분할 상환 의무화 등을 포함해, 고액 신용대출 관리를 단계적·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김문영 기자 / (nowmo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