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국 확산으로 산란계 638만여 마리가 살처분 돼 공급에 이상이 생긴 탓이다. 대형마트와 베이커리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16년 빵 생산에 차질을 빚게 했던 제2의 계란 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13일 양계 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현재 국내서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사육 수가 6000만 두 중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산란계 7385만 두의 약 10%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AI 확산세가 지속으로 조만간 전국 산란계 10마리 중 1마리 이상이 추가 살처분 될 관측에 계란 가격도 계속 치솟고 있다. 양계협회 계란 고시가에 따르면 1월 8일 계란(특란, 경기 기준) 가격은 170원(1개)을 기록했다. 6개월전 고시가인 108원에 비하면 무려 63.5% 급등했다.
당장 대형마트와 베이커리 업계 등은 심각함을 인지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제2의 계란 파동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이미 일부 마트에서 파는 달걀 한 판(특란 30개) 가격은 70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8년 3월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4년전에도 계란 파동 당시에는 산란계 36% 이상이 살처분 되며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이 넘어간 적 있다. 당시 파리바게뜨는 계란 수급 문제로 카스테라, 머핀, 롤케익 등 계란 사용량이 많은 일부 품목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각사 구매팀 직원들이 전국 양계장을 돌며 가격 협상 및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통, 식품 업계는 지난 해 코로나19에 이어 AI로 인한 계란 가격 상승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로 더욱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란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된다면 관련 제품 판매가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기업 입장에서 원재료 인상에 대한 충격은 한동안 감내하겠지만, 계란 가격 급등세는 결국 판매가 인상으로 연결되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양계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계란 가격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계란 파동의 악몽을 기억한다면, 정부의 강력한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출하량 조정으로 시세차익을 노린 일부 업자들의 반복된 유통교란 행위와 계란 가격 현실화를 위한 농장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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