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에도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싸늘합니다.
특히, 대출을 대가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은행의 속칭 '꺾기' 판매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 들어 정부는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은행에 자본을 수혈하고, 신보와 기보의 보증비율까지 높여 대출 부담까지 줄여줬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지원을 받은 은행들은 오히려 중소기업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꺾기' 대출.
은행들은 대출해 주는 대신 금융상품에 억지로 들게 하거나, 계좌 인출을 제한하는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적발된 꺾기 판매는 2,231건, 무려 430억 원에 달합니다.
중소기업에 가야 할 돈이 은행에 묶인 셈입니다.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은행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카드가 됐든 적금이 됐든 상품이 없는 고객에게 상품 권유를 안 한 창구직원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실상은 은행의 설명과는 다릅니다.
적발 건 가운데 4백여 건은 특정상품에 가입한다는 확인서조차 없었습니다.
동의 없이 강제로 가입시켰다는 뜻입니다.
▶ 인터뷰(☎) : 중소기업 관계자
- "대출해준다면야 꺾기 이런 거 해줄 수도 있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는 보는데…. 꺾기 이런 거보다 아예 대출을 안 해주죠."
금감원은 편법 영업을 한 은행원 8백여 명을 징계하고, 기업이 강제로 가입한 예금은 수수료 없이 해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강제로 확인서를 쓰도록 하는 걸 막기 위해 확인서 제도 자체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대신 예금에 가입하면 유리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보상예금제도를 확대해, 기업의 선택권을 넓혀줄 계획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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