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차량들이 멈춰 서있다. 이날 서울시에는 적설량 3.8cm의 눈이 내린 가운데 눈이 얼어붙어 차량들이 언덕을 오르지 못하면서 수 시간 동안 정체가 지속됐다. 7일에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 영하 14도의 한파까지 닥쳐 내린 눈이 ... |
'도보' 배달로 2시간 만에 1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배달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카페에는 이 같은 글이 게재돼 있다. 이 글작성자는 "어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도보 배달로 10만9600원 벌었다"며 "시간당 5만원"이라고 인증했다.
지난 7일 배달앱 쿠팡이츠는 서울과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중단됐던 배달 서비스를 서울 일부지역에만 재개하면서 도보 배달 수수료를 1만원부터 시작한다고 안내했다. 기존 도보 배달 수수료가 2500~3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다만 이번 수수료 인상은 배달원 수급에 차질을 빚자 쿠팡이츠가 일시적으로 내놓은 프로모션이었다. 이에 따라 쿠팡이츠는 8일 오전 도보 배달 수수료를 다시 5000원으로 운영하겠다고 재공지했다. 배달 수수료는 수요와 공급의 의해 결정된다. 쿠팡이츠는 시장 상황에 맞춰 배달 수수료를 책정한다.
↑ 배달 카페에 올라온 7일 도보 배달 인증샷. [사진출처 = 네이버카페] |
처음 배달업을 해봤다는 회원도 있었다.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2)씨는 "퇴근 후 부업으로 쏠쏠하다는 얘기를 들어 도보 배달을 시작했다. 신촌에서 5시간 동안 20건 총 20만원 벌어간다"고 인증했다.
직접 도보로 배달해야하는 만큼 작은 사고도 곳곳에 발생했다.
한 회원은 "배달을 하다 발목을 좀 심하게 삐었다"며 "쿠팡에서 산재처리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다른 배달원은 "눈길에 7시간 동안 걸어다니느라 힘이 없는데, 귀가 중 빙판에 미끄러져 무릎을 다쳤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주문 건수 격차도 극명했다. 배달이 많은 지역은 '배달 완료'를 누른 직후 바로 다음 건수가 들어왔지만, 일부지역에선 하루 종일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아 수입이 '0원'이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송파1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사람은 "오후 7시부터 대기하고 있지만 주문을 한건도 받지 못했다. 평점 관리를 못해서 그런가"라며 하소연했다. 반면 송파2동에 살고 있다는 한 회원은 "2시간 동안 7건하고 집에 가는 도중 또 콜이 울렸다"고 말했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 운송수단 없이 간편하게 배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에 도보 배달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도보 배달은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고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걷기 운동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도보 배달은 투잡을 뛰는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 취업준비생들도 용돈벌이 목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실제 취업준비생인 김모(28) 씨는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어 시간날 때마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라며 "만보기앱으로 만보 걷고 100원 받느니, 3000원 내외로 배달료를 받는게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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