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3,000시대' 개막은 외국인도 기관도 아닌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습니다.
2007년 7월 첫 2,000 돌파가 외국인과 기관의 몫이었다면 3,000 돌파의 주체는 다른 셈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실상 양분해 온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수는 그동안 이들의 수급에 따라 움직여 왔고, 개인은 그 틈에서 말 그대로 흩어진 '개미'였습니다.
적어도 2019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개인들에게 기회가 됐고, 마침내 국내 증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스피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으로 1,500선 아래까지 밀렸던 상황에서 개인들은 '동학개미'가 돼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조5천억 원과 25조5천억 원어치 팔아치울 때 개인들이 무려 47조4천억 원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떠받친 것입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무려 14년 만에 처음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계속되는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 하향 등의 영향으로 개인들은 2007년을 끝으로 2008년부터는 매년 마지막달 주식을 내다 팔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조6천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1월 말 2,600선 수준이었던 지수를 연말 2,80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어 새해 들어서도 2조 원 넘게 사들이면서 역사적인 3,000 시대의 주역이 됐습니다.
올해 첫 거래일인 그제(4일) 1조 원 이상을 사들인 데 이어 어제(5일)도 7천억 원 이상 순매수했고, 장중 3,000을 넘은 오늘(6일)도 4천억 원 넘게 매집하면서 올해에만 2조 원 이상 사들였습니다.
개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실탄'도 장전하고 있습니다. 그제(4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인 68조 원을 넘겼습니다. 1년 전의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개인들은 주식시장을 지키면서 정책도 유리하게 이끌어 냈습니다.
지난해 3월 시행한 '공매도 금지'는 당초 작년 9월 풀릴 예정이었으나 6개월 연장됐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도 현행 10억 원을 유지했습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3,000 돌파의 원동력"이라며 "1998년도 전후 외환위기라든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과거 급격한 하락 이후 주가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중심을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잡아주고 있다"며 "작년부터 장기 저금리가 예금의 매력을 떨어뜨린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강하게 있다 보니까 주식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연초부터 시장이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인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