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그룹 총수들이 4일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새해 목표를 제시했다. 총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 환경이 격변하고 있음을 전제한 뒤 이에 걸맞은 변화를 통한 혁신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은 코로나19 여파로 매해 오프라인으로 열리던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총수들의 신년사도 영상이나 사내 메일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강력한 실행력으로 5년 후, 10년 후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 전했다.
지난해 여러 현장을 방문했던 신 회장은 "악전고투의 현장에서, 마스크 위로 보이던 여러분의 눈빛에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읽었다"며 세 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첫째는 시너지를 만들 것, 둘째는 자율적 참여, 셋째는 협업 생태계 조성이다. 특히 신 회장은 인권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의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Walls turned sideways are bridges)'는 말을 인용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그는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고 패기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후 르네상스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 △구성원간의 원활한 협업과 소통 △다양성을 수용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CJ그룹은 신축년을 맞아 전 사업 영역에서의 철저한 체질 개선을 통해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를 이뤄내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3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신축년(辛丑年) 새해 경영 화두로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잠재적인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변화를 실천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우리의 사고와 행동 기준으로 삼고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고 있는지,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 등 부정적 의견)'와 가장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그룹이 외부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초격차 역량에 기반한 구조적 경쟁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자성했다. 손 회장은 또 그룹의 현 주소를 진단하면서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격변하는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서는 "2021년을 최고 인재, 초격차 역량 확보와 미래성장기반을 강화하는 혁신 성장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루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기본 정신 '고객 중심'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 방침으로 'Winning Together'(함께 이겨내자)를 내세우며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탄탄한 기본기 강화',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선제 대응'을 올해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차 부회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이지만 미래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박준 농심 부회장은 특히 브랜드 관리를 강조하며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고객이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진심 어린 커뮤니케이션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또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자"며 "이를 위해 미국 제 2 공장 설립 완료와 안정적인 가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고도화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전국 가맹점주와 임직원에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2021년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언택트(비대면) 전략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작년의 성과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가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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