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에 집이나 파티에서 술을 마시는 수요가 늘며 지난해 와인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경DB> |
이씨는 "연말연시 회식이 사라져 밖에서는 술 마실 일이 없어졌다"며 "맥주나 소주는 집에서 먹기 부담스럽고, 반주 삼아 와인 한두잔씩 먹는데 재미를 붙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싱글족 이은민씨(가명)는 연말 회사 휴무 때마다 친구들과 동남아시아 여행가는게 낙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버리자 대신 고급 호텔에서 혼자만의 파티를 열었다. 이씨는 "여행 경비로 모아둔 돈은 호텔 예약과 최고급 와인을 사는데 썼다"며 "한해 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집이나 파티에서 술을 마시는 수요가 늘며 지난해 와인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와인(2ℓ 이하 용기에 넣은 와인 기준) 수입량은 3만 8969t으로 전년 대비 15% 불어났다. 이는 종전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3만 3797t) 보다도 5000t 이상 급증한 수치다.
아직 반영되지 않은 12월 수입 통계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전년 대비 27% 가량 불어난 4만 3000t 안팎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 급증하는 와인수입량 <자료=관세청> |
지난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입된 레드와인은 칠레,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순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칠레와인 인기가 높았다. 화이트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미국, 뉴질랜드에서 들어온 물량이 많았다.
유통업계는 커진 파이에 발맞춰 경쟁적으로 와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는 와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며 저가에서 중저가 와인으로 고객층을 넓혀간다는 포석을 세웠다.
↑ 유통업계는 커진 파이에 발맞춰 경쟁적으로 와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매경DB> |
주류업계 관계자는 "4000원 안팎 초저가 와인이 잇따라 등장하며 소비층이 두터워졌다"며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도수 낮은 술을 부담없이 즐기려는 홈술족이 많아지며 와인 소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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