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정 모씨는 12월 들어서 1주일에 방어를 2번 먹는 '1주 2방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횟집에 마음 편히 못 가지만 포장, 배달 등을 통해서 방어회를 즐긴다. 1~2인(약 500그램) 기준 배달앱에서 3만원 초반에서 4만원 초반이면 집에서 방어회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방어를 비롯한 생선회의 포장, 배달이 수월해져서 전보다 더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힘든 가운데 포장 및 배달을 통한 생선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방어가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방어의 인기는 마트 판매량에서 드러난다. 이마트에서 생선회 매출은 12월 29일 기준으로 12월 동안 68.3% 증가했다. 12월 방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어가 24% 증가한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상승세다.
롯데마트에서도 29일까지 12월 동안 전체 생선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했다. 특히 12월 방어회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생선회 판매 1위인 연어와 2위인 광어는 각각 42.9%, 3%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 2018년, 2019년 생선회 판매 순위 5위를 차지했던 방어는 올해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온라인에서도 생선회를 비롯한 방어는 높은 판매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12월 1~29일까지 생선회 및 초밥재료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참치 6%, 광어 12%, 우럭 5% 등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방어의 경우 52% 상승했다.
방어 인기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기호가 꼽힌다. 과거엔 광어나 돔처럼 식감이 좋은 흰살생선만 찾았는데 지금은 풍미가 좋은 붉은살생선의 인기도 높아졌다. 생선회 소비량이 취향이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보다 늘어난 방어 입하량도 한몫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12월 28일까지 집계된 12월 방어 입하량 올해 158t으로 작년 146t보다 12t 늘었다. 2018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검역 기준 변화 이후 일본산 방어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본산 방어 수입 중량 1640.3t으로 2019년과 2018년 같은 기간 1227.8t, 983t보다 증가했다
국내 방어 어획량은 증가 추세다. 과거에는 온대성 어종인 방어 어획이 제주도와 남해,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방어 어장이 강원도까지 크게 확대되며 어획량이 늘어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강원도 933t, 경상북도 1062t, 제주도 1102t이던 세 지역 방어 어획량이 2014년 강원도 1728t, 경상북도 1700t, 제주도 1018t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방어 어획량이 제주도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세 지역은 계속해서 증가해 2019년에는 강원도 4056t, 경상북도 3767t, 제주도 2075t을 기록했다.
한편, 노량진 수산시장 12월 4주차(21~26일) 기준 방어 1kg 당 1만 84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높았다. 12월 3주차(14~19일)에는1kg 당 1만 15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낮았다. 국내산 방어의 경우 양식의 비중이 5% 이내로 조업 상황에 따른 가격 변동폭은 큰 편이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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