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보다 전염력이 70%나 더 센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SARS-CoV-2 VOC-202012/01)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영국이 변이 바이러스를 VOC(Variant of Concern)로 명명한 것은 '관심을 가져야할 변이'라는 의미로 평가절하하면 안되지만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튜브에서 "이번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개발된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증거가 없지만 변이가 계속 지속될 경우 현재 접종중인 백신이나 개발중인 치료제는 효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교수는 이어 "영국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계기로 또 다른 변이도 곳곳에서 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감염환자들의 바이러스를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지 꾸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가 밝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과 의미, 영향 등에 대해 질의응답(Q&A)으로 풀어본다.
Q.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의미는.
A.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런던 잉글랜드 동부와 동남부에서 출현했다. 첫 발생은 지난 9월 20일 발생했으며 11월 중순까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행했다. 그런 가운데 11월 말 영국 정부가 방역수준을 봉쇄에 준하는 4단계로 올렸지만 켄트시에서 감염 발생이 줄지 않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실시해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영국 정부는 이를 'SARS-CoV-2-VUI-202012/01'로 명명하고 이달 14일 WHO(세계보건기구)에 보고했다. 명칭은 28일 VUI(Variant Under Investigation)를 VOC로 바꿨다.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감염자가 대부분이 60세이하였고 확진자의 50%에서 발견됐다.
역학조사 결과, 전염력은 40~70%로 빨라졌고 기초 재감염 생산수(Ro)는 0.4로 매우 높은 편이다. Ro가 1이상이면 유행이 커지고 1이하면 유행이 종식된다는 뜻이다. 중증질환 또는 사망률 증가를 초래한다는 증거가 없다. 또한 백신(화이자)이 방어하지 못한다는 증거도 없다. 다만 변이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추후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세계 각국에 주로 유행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는 G형(한국은 GH형)이지만, 영국발 변이는 GR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형, V형, L형, G형, GH형, GR형, 기타 등 총 7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Q. 변이 바이러스는 어떤 원리에 의해 발생하나
A. 가장 많은 변이가 일어나는 곳은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다. 영국발 변이도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결합영역 'N501Y'의 변이로, 50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N)에서 타이로신(Y)으로 치환됐다. N501Y 변이 바이러스는 호흡기세포의 ACE2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침투하려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피감염자 호흡기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하는데, 스파이크 단백질 머리부분에 변이가 생기면 결합력이 높아져 전파력이 빨라진다.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사람)에 성공적으로 정착(감염)하기 위해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변이시킨다는 얘기다. 자물쇠를 열기 쉽게 열쇠구조를 변형시키는 게 변이이다. 돌연변이는 바이러스 입자표면 단백질에 있는 몇개의 핵심 아미노산을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다양하게 변이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바이러스 변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백신의 유효성'상실 때문이다. 변이의 폭이 크고 넓으면 현재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은 쫓고 쫓기는 추적자와 도망자 관계인 셈이다.
Q.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백신에 어떤 영향?
A. 먼저, 전파력이 빨라져 단기간내 감염자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질병 중증도 증가와 관련해 현재 증거가 없다. 진단검사의 오류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PCR 검사법에 대한 영향은 크게 없다. 다만 PCR중 바이러스 변이가 이뤄진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킷으로 하는 검사는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다. 변이는 항체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만들 수 있다. 항체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하는 기전이어서 효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증거가 없다. 백신도 마찬가지다. 백신과 항체치료제는 항원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것이 약효능인데, 바이러스 변이로 백신으로 유도된 항체가 항체를 방어하지 못한다면 '회피바이러스(Evasive Virus)'가 출현할 우려가 있다. 항원이 항체에 결합이 안되고 튕겨나간다면 백신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 증거는 없지만 변이가 계속 지속된다면 회피변이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러스 변이가 없는 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확진환자의 바이러스를 연기서열 분석으로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Q.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어떤 나라로 퍼져있나.
지금까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덴마크·스위스·스페인·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와 레바논·이스라엘·요르단 등 중동 국가,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홍콩 등 아시아 국가, 호주와 캐나다 등 20개국을 넘어섰다. 이달 18일 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 변이와 다르다.
Q. 영국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설명할 때 '변종'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나. 변이와 변종은 어떻게 다르나.
A. 변이와 변종은 다르다. 바이러스는 자연적으로 복제하면서 유전자서열이 조금씩 변하는데 이때 발생한 서열변화를 변이라고 한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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