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경쟁률 450대 1이던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한 아파트 청약에서 위장 결혼 등의 수법으로 당첨된 부정 청약자들이 대거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시행사가 뒤늦게 현 입주자를 상대로 주택계약 취소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늘(25일) 해운대구와 마린시티 자이 아파트 입주민에 따르면 이 아파트 시행사가 지난 8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입주민 9가구를 상대로 주택공급계약 취소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행사는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택법 65조 공급질서 교란 금지 규정을 소송 근거로 들었습니다.
시행사 측은 9가구에 더해 20여 가구에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행사가 분양 4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한 것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입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016년 이 아파트 청약 당시 브로커를 낀 50여 명이 특별·일반 공급에서 위장 결혼을 하거나 허위 임신 진단서·주민등록등본·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위조해 최대 4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사실을 적발해 최근 검찰에 넘겼습니다.
시행사는 경찰 수사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통보된 사건 내용을 바탕으로 부정 당첨된 가구에 사는 현 입주민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는 부정 당첨자가 수백만원을 받고 브로커에 판 분양권은 프리미엄 1억여원에 되팔린 뒤 현재는 사건과 관련 없는 이들이 입주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피소된 입주민들은 "분양권을 판 원래 당첨자의 위법 행위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분양권을 매수했는데 이제 와서 부정 당첨이라며 나가라고 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분양 당시에는 청약신청 거주지 제한이나 전매 제한 조치도 없는 시절이었다"며 "시행사가 제대로 불법 청약행위를 가려내지 못한 책임을 입주민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행사는 소송을 제기하며 원분양가의 감가상각비 10%
입주민들이 소송에서 진다면 분양가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쫓겨나고, 시행사는 오른 집값을 반영해 재산정한 분양가로 계약이 취소된 가구의 재분양을 할 수 있는 셈입니다.
분양 직후 33평 기준 5억원대에 거래된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1억원을 넘어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