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택배 노동자가 또 숨졌습니다. 올해만 벌써 16번째 사망인데요.
노조와 유가족은 고인이 6개월 동안 몸무게가 20kg이 빠질 정도로 고된 업무를 해왔다며 과로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23일)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택배노동자 34살 박 모 씨가 지난주 동료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입니다.
저녁 6시 반쯤 박 씨는 오늘도 3백 개 넘는 택배를 배송한다고 언급합니다.
속도가 빠르다는 동료의 말에는 아직도 1백 개가 남았다며 밤 11시는 돼야 퇴근할 것 같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택배 노조 측과 유가족은 박 씨가 하루 14시간씩 근무했고 많게는 380개의 물량을 배송했다며 과로사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진경호 / 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
- "이분은 물량이 너무 많아서 매우 힘들어했고…. 일한 지 지금 6개월째 접어들고 있는데 6개월 동안 몸무게가 20kg 감소해서…."
지난 10월 롯데택배 측이 분류작업 인력 1천 명 투입을 약속했지만, 박 씨가 일했던 대리점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윤중현 /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장
- "분류작업 인력이 단 한 명도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 과로사 대책은 정녕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던 것입니까."
롯데택배는 "박 씨의 배송 물량이 하루 2백 개 정도로 다른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분류인력도 대리점마다 차례로 투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택배 노동자의 비보만 올해 벌써 16번째.
택배사들이 앞다퉈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